'인물난'에 송영길 서울시장 차출설 부상…쇄신 목소리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황진환 기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를 찾지 못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 등 중진들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일부 나오지만 당에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는 게 우선이라는 분위기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가 전무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박종민 기자
출마가 유력했던 우상호 의원은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있다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 의원은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칩거에 들어갔던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에 내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양산 통도사에 내려가 템플스테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지난 25일 SNS를 통해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서울시장 선거에 송 전 대표님 정도의 중량감 있는 후보가 선두에서 버텨주고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나아간다면 분명 승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당 이용빈 의원도 26일 SNS에서 "다음 대선의 기선 잡기를 위해서도 서울, 경기, 부산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진다는 각오로 온 몸을 던져 희생할 후보를 세워야 한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함께 정치개혁의 길을 약속했다"고 요청했다. 같은당 전용기 의원도 "586 용퇴론과 불출마 선언 등 정치쇄신을 위한 대표님의 결단을 존중하지만 민주당을 위해 마지막으로 헌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요청이 이어지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던 송 전 대표는 전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그는 SNS에 '다시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를 외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글과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 양산시 사저 신축 현장 사진을 올렸다.

송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5월 10일부터 사시게 될 집의 건축 현장을 먼발치에서 바라봤다"며 "전직 대통령이 고향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시대, 더 이상의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의 하나가 되겠다"고 밝혔다.

해당 글을 통해 송 전 대표가 뚜렷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당을 위해 역할을 맡겠다는 의사를 돌려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송 전 대표가 대선 운동 기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보복'을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온 만큼 지방선거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만 일각에서는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 이어 송 전 대표까지 당 전면에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로운 얼굴을 내세워 당을 쇄신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비대위 체제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당이나 송 전 대표도 쇄신 이미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밀리면 다음 대선을 기약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략적인 고민이 많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쇄신론보다는 한 곳이라도 더 선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이 어떤 태도와 자세를 보여주는지 지켜본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절박함으로 공천을 하는지 눈여겨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원칙은 절박함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인물난이나 쇄신론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우리가 낼 최선의 카드가 있는지로 고민하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패배 책임론이나 쇄신론을 일축하고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