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구원 양혜선 연구위원은 27일 정책소식지(G-BRIEF)에 실은 '경상남도 민자사업, 어떻게 풀어야 하나?'를 통해 이렇게 주장하며, 도내 대표적인 민자사업이자 풀어야할 숙제로 남은 거가대로·마창대교·마산로봇랜드 사례를 진단했다.
'거가대로'…거제 관광시설 확충·자금재조달·부속·부대사업 확대
경남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로'는 예상보다 낮은 이용 수요 등으로 재정 부담이 큰 도내 대표적인 민자사업 중 하나다.거가대로 통행료는 2020년 한 차례 인하해 현재 경차 5천 원, 소형차 1만 원, 중형차 1만 5천 원, 대형차 2만 원, 특대형차 2만 5천 원이다. 그러나 소형차 기준 km당 단가는 1220원으로, 여전히 전국 유료도로 가운데 비싼 수준이다.
이 때문에 최근 지방도에서 정부가 관리하는 국도로 승격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 재정 도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2011년 실시협약 체결 이후 2013년과 2015년 재정지원금을 운영수입 보장방식에서 재정 지급방식으로 바꾸는 재구조화를 추진했고, 통행료 인하에 따른 수입 감소분을 경남도와 부산시가 절반씩 분담하고 있다.
이에 양 연구위원은 거제 지역에 관광시설 사업을 추진해 관광객 증가로 인한 이용 수요를 높일 것을 제안했다. 오래된 관광시설을 새 단장 또는 재투자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관광객 투자 유치 효과가 높았던 사업들을 활용하는 등 관광객 증가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거가대로의 휴게소·주유소·홍보관 등의 부속시설·부대사업 규모를 확대하면 이익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저터널 교육센터와 반려견 케어센터 등의 추진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자금재조달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기관 경쟁 모집 절차 등으로 금리 조건을 현저하게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창대교'…기획재정부 지침 따라 민자금리 더 낮추는 자금재조달 필요
마창대교도 경남도의 골칫덩이다. 현재 요금은 소형차 기준으로 2500원이다. 올해 당장 500원을 올려야 하지만, 아직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 올리지 못하면 세금을 투입해야 할 상황이다. 사업자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없다면 공익처분까지 고려하고 있다.양 연구위원은 마창대교 역시 시장 금리를 고려해 민자사업의 자금재조달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사업의 선순위차입금과 후순위차입금의 대출 금리는 각각 3.60%, 11.38% 수준으로 공시됐지만, 최근 자금재조달을 추진한 대출 금리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마창대교 민자사업에서 금리를 낮추는 자금재조달을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추진하고 이로 인한 공유이익을 재정지원금 인하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산로봇랜드…체험·연구시설 확충·새 사업자 모집·국도5호선 교통·편의시설 확충
마산로봇랜드 사업도 갈 길이 멀다. 경남도와 창원시, 경남로봇랜드재단은 민간사업자와 실시협약을 놓고 벌인 민사소송 1심에서 졌다. 실시협약 해지로 확정되면 1천억 원이 넘는 돈을 물어줘야 한다.이에 양 위원은 해지지급금과 1단계(로봇랜드)의 부속시설·부대사업 등 추가 사업의 투자비를 합한 전체 투자비에 대해 새로운 사업 제안자 모집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지지급금은 임대형 민자사업의 투자비로 반영하고 추가 사업에 대해서는 수익형 사업의 투자비로 반영한 혼합형 민자방식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로봇랜드 주변 지역의 사회기반시설 확충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현재 거제~통영 연장이 계획된 국도 5호선의 접근성과 이용 수요 증가를 고려해 교통시설·편의시설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 의원은 "민자사업의 이용 수요가 저조한 상황에서 부속시설·부대사업의 활용도를 높이고 자금재조달과 금융조건을 조정해 재정 부담을 감소시키는 등 정책적 개선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