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전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 야당은 58%를 득표했고, 여당은 39%를 득표했습니다. 무려 19%의 차이로 보수 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서울 민심은 5%차로 좁혀졌습니다.
촛불 혁명의 열매로 태어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실망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그 실망과 분노가 정권 교체의 열망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와 국민의힘은 높은 정권 교체 열망에도 불구하고 겨우 0.73%인 24만 7077표 차로 신승했습니다. 수권 정당으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불신과 당선자에 대한 신뢰가 낮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득표율은 50.2%이고, 국민의 힘은 48.56%입니다. 만일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다면 어찌 됐을까요? 당선자와 국민의힘이 승리를 자축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긴 것은 사실입니다. 당선자와 국민의힘은 겸손하게 수권 준비에 들어가야 하고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깨끗하게 승복해야 마땅합니다.
이제, 목표는 국민 화합입니다. 다만 국민 화합이 정치적 이해 관계가 서로 다른 상대에게 무조건 박수 쳐 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다른 정책에 대한 허심탄회한 토의와 평가를 통해 무엇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책인가를 찾아가는 노력이 화합의 지름길입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당선자와 차기 정부에 대한 국민적 염려가 어느 때 보다도 깊다는 것을 깊이 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정책입니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다양한 가치들이 국가 정책에 투영될 수 있는 다당정치의 정착을 위 해양대 정당이 과감하게 기득권을 내려 놓고 정치 제도를 다시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국민 통합, 진정한 화합의 정치가 실현될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 개신교의 역할은 매우 컸습니다. 개신교 성도들의 투표 성향이 과연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기준으로 투표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교회 안팎의 지성인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한국교회 성도들이 집단 이기주의를 신앙으로 극복하고 하나님 나라의 영속적 가치인 정의, 평화, 생명, 공생의 가치를 따라 투표하자고 여러 번 호소했습니다. 이 땅의 성도들이 더욱 성숙해져서 이 땅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삶의 기준이 되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