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25분 동안 진행된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견을 다 듣고 결정할 것"이라며 당내 일부 사퇴 요구 등에 대해 말을 아꼈다. 윤 위원장은 의원들 의견을 종합한 뒤 조만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초선 의원 간담회에는 총 80여명의 초선 중 절반 정도가 참석했고 이중 20여명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오전에 진행된 재선 의원 간담회에서도 17명 정도의 의원이 의견을 개진했다.
다만 간담회에서 윤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 직후 조오섭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께서 궁금해 하는 비대위원장 거취 얘기는 사실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다"며 "대신 비대위원장으로서 어떻게 당을 이끌어 국민들께 반성하는 모습으로 개혁을 이끌어갈지 대안을 제시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최고위원위의 윤 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의원들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절차적 문제에 대한 지적이 다수 제기됐다. 조 대변인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결정한 이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의원총회를 거쳐 의견을 듣고 결정해도 늦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많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미 윤 위원장이 임명된 지 일주일 가까이 된 만큼 지금 와서 책임론을 거론하는 모양새가 적절하지 않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방선거가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내부 혼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도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윤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으로 소통 부족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민주적 소통과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 미진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현재 비대위의 전문성 제고에 대한 개혁 방안도 제기됐다. 일부 의원들은 당 원로 등을 고문으로 임명해 비대위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 대표를 했던 원로들을 상임고문단으로 구성해 자문을 듣자는 제안이다.
고 위원장도 "지금 비대위원들이 참신성과 역량이 있지만 당내 메카니즘을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불협화음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비대위 운영 경험이 있는 정치인이 비대위원으로 들어가거나 별도 자문위원단으로 꾸려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그동안 추진했던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을 속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조 대변인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요구하는 개혁과제들을 어떻게 추진할 지에 대한 의견들이 나왔다"며 "윤석열 당선인의 여러 모습이 검찰개혁을 우려스럽게 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2개월 가량 남은 지방선거 기간을 고려해 어떻게 다 개혁과제를 추진하냐는 현실론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