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주주 편의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전 신청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주총을 온라인 중계했다. 또 2020년부터 도입된 전자투표 제도를 통해 주주들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를 전날까지 진행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일명 '동학개미'는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으로 504만명에 달한다. 전년 214만명에 비하면 한 해 사이 136%나 늘어났다. 회사 측은 특히 20~30대 젊은 주주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주주 A(37)씨는 "삼성전자 주가가 6~7만 원대를 왔다갔다하는 데 그 이유가 뭔지 내부 상황을 들어보고 싶다"며 "GOS의 경우 대체 왜 이런 이슈가 터졌는지, 갤럭시S22를 출시할 준비가 안 됐던 건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주총 행사장 맞은편 도로에는 '갤럭시 GOS 집단소송 카페'의 항의시위 트럭이 등장했다. 이 카페 운영자 B씨는 "현재 갤럭시 시리즈의 허위 과대광고로 수많은 사용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제대로 된 설명과 보상안도 없이 주총을 진행하는 것에 실망해 트럭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특히 과도한 발열을 방지하기 위해 갤럭시 S22의 성능을 강제로 저하시킨 'GOS' 논란에 대해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고객 여러분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날 주총에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경계현 DS 부문장(찬성률 86.34%)과 노태문 MX사업부장(97.96%),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86.11%),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98.04%) 등 사장 4명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이 재선임됐고,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와 김준성 싱가포르투자청(GIC) 매니징 디렉터는 신규 선임됐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관련 질의응답이 있을 때마다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주가가 지난해보다 30% 넘게 하락했는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을 해달라", "노태문 MX사업부장은 GOS 논란에 대해 합리적인 납득(설명)을 주지 못했다", "삼성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오전 9시에 시작된 주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3시간 여 만인 오후 12시 4분에 종료됐다. 3시간 20분이 걸린 지난해 주총보다는 다소 짧았고, 2020년 2시간보다는 길었다.
주총장 로비에는 MZ세대 젊은 주주들의 취향을 겨냥해 '주주총회 포토존'과 삼성에 바라는 점 등을 메시지로 작성해 부착하는 '응원메시지 월'도 마련됐다.
수원컨벤션센터 3층(3040㎡)과 1층(7877㎡)을 모두 대관했고, 주총이 열리기 전인 10일부터 엿새 내내 컨벤션센터를 매일 방역 소독을 했다.
또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7명이 3곳의 건강확인소에서 의심환자를 진료하고, 발열이 의심되는 주주들은 따로 설치된 외부중계소에서 중계를 지켜보며 주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