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지난 1월 11일 발생했던 광주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총체적인 부실로 발생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조위는 관련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돼 사고 다음날인 지난 1월 12일부터 약 2개월 동안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문서 검토뿐만 아니라 재료강도시험, 붕괴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39층 바닥을 받치는 PIT층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재래식 거푸집 설치 방식 대신 더 적은 지지대를 사용하는 데크 플레이트(Deck Plate) 공법이 사용됐는데, 이때 데크 플레이트를 받치는 용도로 동바리 대신 콘크리트 수직벽만 설치했다.
이 때문에 PIT층 바닥 슬래브에 가해지는 작용하중이 설계조건(10.84kN/㎡)의 2.24배에 달하는 24.28kN/㎡가 가해졌고, 건물 외벽 등에 가해질 하중까지 PIT층 바닥 가운데로 집중됐다.
건축공사 표준시방서에 따르면 시공 중인 고층건물에는 최소 3개층 이상에 동바리를 설치해야 하는데도 이를 어기고 철거한 것이다.
무게를 버티지 못한 데크 슬래브가 처지자 타설된 콘크리트가 데크 슬래브 중앙으로 쏠리는 악순환으로 1차 붕괴가 일어났고, 그 충격이 하부로 가해지면서 건물 아래로 연속해서 붕괴가 이어진 것이다.
사조위는 "구조물 코어채취를 통한 강도시험 결과 설계기준 강도(24MPa) 대비 60%내외로 전반적으로 불합격으로 평가됐다"며 "동일한 콘크리트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표준공시체와 구조체 코어공시체의 강도는 매우 큰 차이가 확인됐다"고 짚었다.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반입할 때 채취해뒀던 표본과 사조위가 실제 건축구조 부위에서 추출한 콘크리트 간의 강도가 완전히 달랐던 이유에 대해 사조위는 콘크리트 제조 및 타설 단계에서 콘크리트에 임의로 물을 섞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사조위는 "콘크리트 강도의 부족 및 품질불량으로 인해 철근의 부착 성능이 저하되고, 철근콘크리트 부재가 정상적인 구조물로써 역할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 과정을 확인하고 붕괴위험을 막아야 했던 감리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사조위는 감리단이 현장에서 사용한 검측체크리스트에 세부공정의 검사항목이 빠져있었고, 특히 '데크플레이트 지지용 콘크리트 가벽'에 대한 도면 및 공법변경 내용과 하부 3개층의 동바리가 제거된 상황 등을 검측하지 못하고 후속공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 시공사와 감리사가 구조설계변경 사항에 대하여 확인하는 업무실적이 없었고, 품질확인을 위한 시험평가도 형식적으로 시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조위에서는 사고원인 분석 결과에 따라 ①제도이행 강화 ②현감리제도 개선 ③자재·품질관리 개선 ④하도급 제도 개선 등의 재발방지방안을 제시했다.
사조위 김규용 위원장은 "최종보고서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결과 등을 정리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보완하여 약 3주 후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조위의 최종 보고서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www.molit.go.kr)과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운영하는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www.csi.go.kr)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