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재명 전 후보도 일단 칩거에 들어간 상태지만, 6·1 지방선거를 82일 앞둔 상황에서 혹시 모를 당의 분열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역할을 맡을지 주목된다.
1차 쇄신은 '지도부 총사퇴', '윤호중 비대위 체제'
0.73%p라는 역대 최소 격차의 석패이긴 했지만 대선으로 드러난 민심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직전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차원에서 강공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총사퇴에 따라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 준비를 지휘하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지도부가 총사퇴한 지금 갑자기 새롭게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선임하는 것은 혼란과 분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수용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조만간 비대위를 구성해 지방선거를 치른 뒤 다음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해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비대위원장을 맡아 그해 5월 전당대회 전까지 임기를 채운 경험이 있다.
비대위의 효율적인 지방선거 지휘를 위해 지도부는 잠정적으로 오는 25일 이전에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 당은 11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李, 당 상임고문 수락…본격 복귀 시점 주목
이 전 후보는 일단 당분간 몸을 추스르며 공식일정은 잡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전 후보가 몸이 많이 상했다. 전례에 따라 당분간 칩거할 예정이지만, 머지않아 곧 돌아와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이 전 후보를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송 대표가 "상임고문으로 향후 당에 여러 가지 기여를 해주시고 도와주시라"라고 부탁했고 이 전 후보도 수락 의사를 밝혔다.
다만, 국회에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 수가 적어 당내 세력기반이 공고하지 못한 점이 이 전 후보의 향후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대선 패배로 이들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