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가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5년 동안 국정을 이끌게 됐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 체육도 적잖은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의 체육 정책 기조와는 결이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격 황제' 진종오(서울시청)는 지난달 16일 윤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면서 "체육인들에게 지난 5년은 힘든 시기였다"면서 "원래 하나인 체육을 엘리트 체육 대 반엘리트 체육의 진영으로 갈라 놓은 게 현 정부 체육의 가장 큰 실패"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체육 정책에 실망해 윤 당선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날 '윤석열과 함께 여는 스포츠 르네상스' 행사에는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 태권 소녀 황경선을 비롯해 장성호(유도) 고기현(쇼트트랙), 박종훈(체조)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인사들도 참석했다. 정지현(레슬링), 박시헌(복싱)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과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정남 OB 축구회 회장, 1978 몬트리올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주역 유경화 대한배구협회 유소년위원장 등 체육계 원로들도 함께 했다.
대부분 엘리트 체육 인사들이다. 진종오가 언급한 대로 적잖은 체육인, 특히 엘리트 체육계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다. 생활 체육을 강화한다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위해 엘리트 체육을 홀대하는 정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 종목의 한 지방자치단체 팀 감독은 "현 정부의 체육 정책은 엘리트 체육을 죽이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학생 선수의 경우 수업 일수를 채워야 하는 까닭에 대회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없어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도 "주말 리그만 치르니 에이스들만 등판해 부상이 잦고,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얻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현 정부의 체육 정책이 일부 인사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체육계 인사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에 의한 엘리트 죽이기에 삼성 그룹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사에서 물러나는 등 체육 전반에 대해 지원이 줄어들게 됐다"면서 "그런데 안 의원이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과 관련해 삼성이 빠져서 스포츠 외교에 힘이 빠졌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연임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자주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엘리트 체육을 챙기며 전문 체육인들의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 국정은 물론 한국 체육을 이끌어갈 윤석열 당선인. 과연 한국 스포츠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