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유엔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긴급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을 찬성 141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채택했다.
이날 표결에서 중국은 인도, 이란 등과 기권했고 당사국인 러시아와 벨라루스, 북한, 에리트리아, 시리아 등이 반대표를 던졌다.
중국은 앞서 지난달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상정된 우크라니아 침공 규탄 결의안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 때 결의안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당사국인 러시아의 비토로 채택이 무산됐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와 유엔총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처지를 일부 반영한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이 존중되어야 하지만 러시아의 안보 우려도 해소돼야 한다는 '양다리'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명백한 영토·주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서 조차 반대표를 던진 것은 결과적으로 러시아를 두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말과 행동이 다른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역사적 경위, 외교적 노력의 긴박성 등을 강조하길 원하는 자신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아 기권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결의안에 대한 회원국 전체의 충분한 사전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궈슈칭 회장은 "우리는 금융제재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방적인 제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법적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련 당사자들과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교류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