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후보가 이날 오전 8시쯤 함께 단일화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새벽부터 계속 단일화 합의문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의문은 양 후보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를 위해 전격적인 단일화 배경의 필요성을 담는 등 정치적 정당성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 중이라고 한다. 합의문 발표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뒤 공동 유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4~5일) 하루를 앞두고 이뤄진 극적 단일화는 두 후보의 '단일화 담판' 덕분에 가능했다. 양 후보는 전날 밤 TV토론을 마친 뒤 서울 강남 모처로 자리를 옮겨 이날 새벽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단일화 협상을 해왔던 우리 측 장제원 의원과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논의를 이어가고 있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만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날 마지막 TV 토론에 나란히 어두운 감색 양복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만큼, 이 시점에도 이미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없는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 성과를 얻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계속 질문 받아왔었다. 국민의힘 측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키워주겠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 배경이다. 안 후보는 완주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음에도 과거 '철수한 역사' 등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이 계속 언급되며 끝까지 대체제로 인정받지 못했다. 막판까지 지지율이 5~8% 대에 머물며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정권교체 요구가 강한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여권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자신에게 '표 분산'에 대한 강한 책임론이 제기되며 야권의 정치적 토대를 잃을 가능성이 안 후보에겐 가장 두려운 부분이었다.
이런 배경들 때문에 양 측의 협상은 윤 후보 측이 '정권교체를 위해, 원하는 것을 다 내주겠다'는 자세로, 안 후보 측은 '가치와 명분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일화로 윤 후보는 대선의 마지막 숙제를 풀어냄과 동시에 초박빙 대선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미 데드라인이라 여겨졌던 투표용지 인쇄일을 넘기는 등 단일화 시점이 늦어졌고, 민주당 이 후보의 지지층을 자극해 이들이 결집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