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숨 고르는 국제유가…'150달러' 공포 해소될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도 지속해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 연합뉴스

세계 주요 원유·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급격한 유가 상승을 붙잡긴 어렵지만 가격 변동 자체는 비교적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2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3% 하락한 91.59달러로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진입이 시작된 24일엔 WTI 가격이 장중 한 때 9% 이상 올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충격 양상을 보였지만 하루 만에 불안감이 비교적 잦아든 모습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언급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전협상 가능성도 제기되며 유가 상승세를 어느 정도 붙잡았다.
   
앞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개입을 해 G7의 러시아 상대 금융·경제제재가 시작되면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00~125달러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중단 상황이 발생하면 최대 1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장은 "순간적인 가격 쇼크보다는 얼마나 그런 가격이 지속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하던 에너지 수급환경이 중장기적으로 큰 전환을 맞으며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격 침공이라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한편으론 그에 대한 불안정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러시아 리스크가 상존한 상태에서의 가격 안정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물론 가격 안정은 수개월에서 1년 사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야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선 키예프 함락 여부 등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상황을 먼저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은 이미 빠르게 탈러시아를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에 대해 유럽과 미국은 중단·제재로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해당 가스관 사업이 멈추는 것은 세계 주요 에너지공급자의 위치에서 러시아를 서서히 배제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풀이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긴장상태가 길어지면 에너지 패권을 잡으려던 러시아가 오히려 주도권을 상실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수도 있다"며 "유가와 원자재 가격 역시 그 연장선에서 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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