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출렁…가상화폐 시장도 폭락
국내 증시는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구체적으로 예고한 직후인 지난 21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2743.80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내 군(軍) 파견 명령에 이은 침공 현실화의 충격파로 24일 2700선이 붕괴된 뒤 소폭 반등해 25일 2676.76에 마감했다. 일주일새 2.4% 가량 지수가 빠진 것으로, 외국인은 엿새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비슷한 기간(현지시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당사국인 러시아의 대표 지수 RTS는 지난 16일 1524.51에서 24일 742.91로 50% 이상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1일부터 24일 3.4% 가량 하락해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 6천 선이 붕괴됐다가 25일 1.95% 반등했다.
미국 뉴욕 증시의 경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2.7% 가량 하락했다가 24일 소폭 올랐고,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21일부터 24일까지 3.9% 가량 하락했다.
증권가 "우크라 상황 전개 물음표…당분간 증시 변동성↑"
증권가에선 향후 우크라이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지속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전면전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심리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곤 있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다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현재로서는 군사적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980년 이후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S&P500의 하락률 평균은 -3.8%로, 현재 코스피 조정폭은 이에 준하는 상황인데 신흥국 주식시장이 이런 리스크에 좀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한 차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국지전 가능성을 장기·전면전 가능성보다 높게 보면서 "단기전·국지전 전개 시나리오가 시장에서 야기할 수 있는 최대 충격은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600포인트선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전면전이 전개되면 "시장의 극단적 위험회피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며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2013년 '버냉키 쇼크' 등 과거 위기 발발 당시 단기 하락 저점이었던 코스피 60개월 이동평균선(2500포인트)이 1차 하방저지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도 100달러 육박…美 금리인상 결정에 영향 전망도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0.77% 오른 배럴당 92.81달러다. 브렌트유 4월물 가격도 전날 대비 1.46% 오른 95.24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에 육박했다. 작년 12월1일에 비해선 둘 다 30달러 가깝게 오른 가격으로, 100달러를 넘어서게 되면 8년 만의 일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3월 연준의 금리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13.3%까지 떨어진 반면,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86.7%에 달하기도 했다. 인상 폭이 기존 예상보다 줄어들 거라고 보는 셈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확산으로 미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약화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