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13일 남긴 시점에서 군산 조선소 재가동을 축하하기 위해 전북 군산을 찾았다. 선거운동 기간에 대통령이 지역 일정을 잡은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호남을 방문한 것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文대통령 "조선소 재가동 정부 함께 했다는 사실 기억해 달라"
문 대통령은 전북 군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해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하고 관계자들과 주민들을 격려했다. 선거 운동 기간 외부 일정을 자제해왔던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이후 약 25일 만에 현장 일정에 나선 것이다.군산조선소는 조선산업 장기불황의 영향으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이후에 정부와 전라북도, 군산시 등이 현대중공업과 지속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내년 1월부터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으로 전북 지역과 군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완전 가동되면 최대 2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친환경 선박에서 큰 활약이 기대된다"며 "친환경 선박은 전기차와 함께 탄소중립을 이끌 미래 핵심 산업이다. 군산조선소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면, 군산은 대한민국 미래산업 선도 지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상세히 나열했다. 문 대통령은 "군산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조선 협력업체,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고용유지 지원금, 퇴직자 재취업을 통한 숙련인력을 최대한 유치하기 위해 힘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산의 봄소식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보게 돼 매우 기쁘다"며 "군산 조선소 재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정부가 함께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선소 재가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군산에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통한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재가동에 필요한 생산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지원을 추진하는 한편, 재가동 이후 3년 동안 물류비 60%를 지원할 계획이다.
선거운동 기간 대통령 지방 방문 이례적, 호남 민심 달래기·李 측면지원 등 해석도
정치권에서는 공식선거가 시작된 지난 15일 이후에는 선거 중립 등을 이유로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문 대통령이 군산을 방문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이며, 호남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에 7개월만이다.관례상 역대 대통령들은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는 지역 방문 행사는 최소화했다. 선거와 관련해 여러 해석과 시비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이 불과 보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호남에 방문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최근 치열한 경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호남 민심을 달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는 해석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이 "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기억해달라"고 발언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정치적 확대 해석은 경계하고 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사전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산은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표현할 만큼, 문 대통령은 지역 경제 위기가 많았던 군산에 오랜 기간 애정을 쏟아왔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