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관은 이날 오후 2시 대법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간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 대법관은 대장동 의혹 핵심 멤버인 김만배씨가 녹취록에서 50억 원 상당의 빌라를 제공하려 했다는 취지로 언급됐다. 조 대법관이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 한 차례 익명으로 언론에 제기됐다가 최근 한국일보가 검찰에 제출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그분'이 현직 대법관이라고 보도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2021년 2월 4일자라고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씨는 또 다른 대장동 의혹 핵심 관련자이자 녹취 당사자인 정영학 회계사에게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조 대법관은 2019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외교관과 결혼한 조 대법관의 딸이 국내에 머물 때 사용할 거처를 김씨가 마련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조 대법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당시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결론 내려진 시기 대법관 중 영향력이 큰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 등이 의혹의 근거였다.
조 대법관과 김씨 측 변호인 등은 이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씨의 변호인은 "조 대법관과 친분도 별로 없을뿐더러 (김씨가) 전혀 안 맞는 말을 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법관도 "김씨를 알지도 못하고 만난 기억도, 전화번호도 없다. 외교관인 딸도 없고 외교관인 사위도 없고, 외국에 사는 딸이나 사위도 없다"며 "의혹을 제기하려면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역시 의혹을 다각도로 확인한 결과 조 대법관과 관련된 김씨의 이야기는 실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워낙 언론 보도가 많고 정치권도 시끄러워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며 "법원 신뢰 문제도 있어서 궁금하신 질문에 다 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