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30만 원을 빌리고 2주 뒤 40만 원으로 갚겠다는 글을 올렸다"며 "신용이 좋지 않아 다른 곳에서 당장 돈을 빌리기 어려워 이곳까지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곳(대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30% 이자는 저렴한 수준이라서 그런지 이마저도 잘 빌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대부업체 또는 개인 등을 통해 10만 원 수준의 '초소액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초소액 대출 채무자들은 불법 고금리 대출에 내몰리거나, 개인정보 유출로 사기에 동원되는 등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초소액 대출은 대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혹은 카카오톡(카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이뤄진다.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금액, 상환 기한, 이자 등을 기재해 '차용 글'을 작성하면 이를 본 대부업자 혹은 개인이 쪽지 등 메신저로 접근해 거래하는 식이다.
실제 대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0만 원을 빌리고 3일 뒤 13만 원으로 상환하겠다"는 등 초소액 대출을 구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백 건이 올라왔다.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초소액 대출을 문의하자, 대부업자 측은 30만 원 차용에 일주일 뒤 상환시 45만 원이라며 "보통 30이면 50에 나간다"며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생활비 등을 호소하면서 소액 대출을 원한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업자 측은 이름, 연락처, 주민번호, 실거주 주소지, 직업, 직장명, 직장 주소, 재직기간, 4대보험 유무, 계좌번호, 월 급여, 이용중인 채무 등을 포함한 대출 신청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이씨가 내건 이자율을 연이자로 환산해보면 1200% 수준으로 법정금리를 한참 초과한다. 현재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에 따르면 법정 최고이자율은 20%다.
대부업자 A씨는 "이자는 채무자와 협의하에 결정한다"며 "보통 (법정금리인) 20% 이상이고, 빌리는 기간과 금액에 따라 50%까지 되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대출업자는 채무자가 변제하지 않을 시 차용증에 따라 사기죄로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 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불법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당장 돈이 급한 사람들은 대출을 이용하지만, 이 과정에서 채무자들의 개인정보가 손쉽게 유출되는 문제도 포착됐다.
초소액 대출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B씨는 "차용 문의 글을 올리면 여러 군데에서 연락이 오긴 한다"면서도 "그런데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급여 내역 같은 개인정보를 보내라고 해서 보내면 갑자기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3~4번씩 반복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초소액 대출을 원하는 채무자가 사기에 동원되기도 했다. 돈을 빌리고 싶으면 각종 서류 대신에 네이버 아이디를 달라고 한 뒤 돈은 빌려주지 않는 방식이다. 이렇게 전달된 채무자 명의의 아이디는 중고거래 사기 등에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