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저하자·요양시설 거주자 우선 대상…3차 접종 효과 떨어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1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 백신 4차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대상과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찍 3차 접종을 마친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거주자가 우선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면역저하자 그룹과 요양시설처럼 면역이 떨어져 있는데 집단 거주하는 대상군에 대해 4차 접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4차 접종은 (3차 접종 후) 4개월 정도의 간격을 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고 2월 말부터 3월에 이들 대부분이 4개월이 도래해 그 시기로 (접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요양병원·시설에서 집단 감염은 올해 들어 다수 발생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요양병원·시설에서 1월 한달 간 모두 66건의 집단감염(확진자 총 2490명)이 있었고 2월 첫째 주에만 7건이 발생해 모두 121명이 확진됐다.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1월 넷째 주 하루 평균 951명에 그쳤지만 일주일 뒤인 2월 첫째 주엔 2075명, 그리고 지난 주에는 5383명으로 늘었다.
대상 확대 여부엔 "신중해야"…"치료제 적극 도입·활용" 목소리도
이처럼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접종 필요성을 놓고는 방역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문제는 전 국민 확대 여부다. 고위험군이 아닌 나머지 일반 국민도 빠른 경우 3차 접종을 11월에 마쳤기 때문에 다음달부터 지속 효력의 만료가 임박했다. 정부는 전 국민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4차 접종 효과에 대한 외국 사례 등 충분한 자료가 축적되지 않았고 특히 델타와 위험도와 전파력이 상이한 오미크론 유행에 4차 접종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선례도 있어 대상 확대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는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을 넘어 모든 국민에게 4차 백신 접종이 이뤄지려면 객관적이고 광범위한 데이터가 필요한 데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4차 접종을 광범위하게 했을 때 중환자 발생 예방 효과가 있는지,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효과가 강화되는지 등을 알 수 없어 현재로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이어 덴마크, 헝가리, 스페인 등 유럽 국가와 캐나다, 브라질 등도 주로 감염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4차 접종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효과성과 대상 확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유럽의약품청(EMA)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주기적 접종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지금까지 백신에 맞춰진 코로나 대응의 중심축을 이제 치료제 중심으로 옮기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의 효력이 3개월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백신 접종을 하다 보면 면역 체계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백신이 계속 답이 될 수 없는 만큼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 치료제(이부실드) 등의 도입과 현재 확보된 치료제의 보급을 신속하게 하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