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3일부터 전남 고흥 거금야구장에서 1, 2군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박정음과 문찬종은 각각 작전·주루코치와 재활·잔류군 야수코치로 2군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두 코치 모두 선수가 아닌 코치 신분으로 치르는 첫 캠프다.
11일 취재진과 만난 두 코치는 아직 선수들에게 형 혹은 선배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 보였다.
문 코치는 "아직 코치란 호칭이 어색하다. 선수들도 어색해한다"고 말했고, 박정음 코치는 "선수들이 경계 없이 편하게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 시절과 코치 신분의 차이점에 대해 박 코치는 "선수를 그만둔지 얼마 안되서 아직도 필드에 나오면 선수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처음에는 선수 때보다 책임감이 커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재밌다. 코치가 잘 맞는 듯하다"고 밝혔다.
문 코치는 "선수 때는 혼자 준비하면 됐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 전체를 봐야 한다"면서 "선수 때보다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졌다. 이제는 시야가 트여 선수들의 장단점이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40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키움에서 10년간 외야수로 뛰었던 박 코치는 리그 통산 41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9리 7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박 코치는 1989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그는 "큰 부상 없이 그만뒀다는 점이 아쉽다.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그 생각은 잠시였다. 코치 인생을 더 잘 만들고 싶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1991년생인 문 코치 역시 "미국을 다녀오고 공익 근무를 마치기까지 약 3년 동안 야구를 쉬었다. 복귀하자마자 햄스트링을 다쳤다"면서 "부상을 당한 뒤 계속 불안하게 야구를 했던 것 같다. 야구를 그만둔 것은 아쉽지만 코치로서 일찍 경험을 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문 코치는 2010년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산하 루키리그에서 데뷔했다. 이후 싱글A와 더블A, 트리플A 등을 오가며 활약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50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1리 16홈런 158타점을 올렸다. 통산 97도루로 빠른 발을 자랑했다.
하지만 문 코치는 빅리그 무대를 경험하지 못하고 2016년 7월 방출됐다. 2017년 10월 공익근무를 한 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7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휴스턴을 떠난 뒤 3년간의 공백 끝에 처음 국내 무대를 밟았다.
문 코치는 해외파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키움에서 2년 동안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통산 타율은 1할3푼3리에 머물며 끝내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3년의 공백은 그의 선수 생활에서 매우 치명적이었다.
문 코치는 "100%의 몸으로 뛰어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강점인 주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현역 생활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박 코치도 역시 아쉬움이 남았지만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1군 있으면서 많이 뛰고 싶었지만 내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전은 아니었지만 맡겨진 임무를 해냈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두 코치 모두 아쉬운 현역 시절을 보냈지만 후배들만큼은 후회 없이 야구를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부상 때문에 고생이 많았던 문 코치는 "아플 때 선수들이 뛰는 걸 보니까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파도 참고 운동했더니 몸의 밸런스가 무너졌다"면서 "아프면 쉬는 게 맞다. 참으면 폼의 변화가 오기 때문에 꼭 쉬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 코치는 "나는 성실함을 좋게 봐주셔서 기회를 잡은 선수였다"면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