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에서 쌤!으로' 키움 박정음·문찬종, 인재 양성 나선다

코치 신분으로 첫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문찬종 코치(사진 왼쪽)와 박정음 코치(사진 오른쪽). 김조휘 기자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한 박정음(32)과 문찬종(30)은 올해부터 키움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 양성에 앞장선다.

키움은 3일부터 전남 고흥 거금야구장에서 1, 2군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박정음과 문찬종은 각각 작전·주루코치와 재활·잔류군 야수코치로 2군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두 코치 모두 선수가 아닌 코치 신분으로 치르는 첫 캠프다.

11일 취재진과 만난 두 코치는 아직 선수들에게 형 혹은 선배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 보였다.

문 코치는 "아직 코치란 호칭이 어색하다. 선수들도 어색해한다"고 말했고, 박정음 코치는 "선수들이 경계 없이 편하게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 시절과 코치 신분의 차이점에 대해 박 코치는 "선수를 그만둔지 얼마 안되서 아직도 필드에 나오면 선수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처음에는 선수 때보다 책임감이 커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재밌다. 코치가 잘 맞는 듯하다"고 밝혔다.
 
문 코치는 "선수 때는 혼자 준비하면 됐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 전체를 봐야 한다"면서 "선수 때보다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졌다. 이제는 시야가 트여 선수들의 장단점이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40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키움에서 10년간 외야수로 뛰었던 박 코치는 리그 통산 41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9리 7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박 코치는 1989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그는 "큰 부상 없이 그만뒀다는 점이 아쉽다.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그 생각은 잠시였다. 코치 인생을 더 잘 만들고 싶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1991년생인 문 코치 역시 "미국을 다녀오고 공익 근무를 마치기까지 약 3년 동안 야구를 쉬었다. 복귀하자마자 햄스트링을 다쳤다"면서 "부상을 당한 뒤 계속 불안하게 야구를 했던 것 같다. 야구를 그만둔 것은 아쉽지만 코치로서 일찍 경험을 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문 코치는 2010년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산하 루키리그에서 데뷔했다. 이후 싱글A와 더블A, 트리플A 등을 오가며 활약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50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1리 16홈런 158타점을 올렸다. 통산 97도루로 빠른 발을 자랑했다.
 
하지만 문 코치는 빅리그 무대를 경험하지 못하고 2016년 7월 방출됐다. 2017년 10월 공익근무를 한 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7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휴스턴을 떠난 뒤 3년간의 공백 끝에 처음 국내 무대를 밟았다.

문 코치는 해외파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키움에서 2년 동안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통산 타율은 1할3푼3리에 머물며 끝내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3년의 공백은 그의 선수 생활에서 매우 치명적이었다. 
 
현역 시절 박정음 코치(사진 왼쪽)와 문찬종 코치(사진 오른쪽). 키움 히어로즈

문 코치는 "100%의 몸으로 뛰어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강점인 주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현역 생활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박 코치도 역시 아쉬움이 남았지만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1군 있으면서 많이 뛰고 싶었지만 내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전은 아니었지만 맡겨진 임무를 해냈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두 코치 모두 아쉬운 현역 시절을 보냈지만 후배들만큼은 후회 없이 야구를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부상 때문에 고생이 많았던 문 코치는 "아플 때 선수들이 뛰는 걸 보니까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파도 참고 운동했더니 몸의 밸런스가 무너졌다"면서 "아프면 쉬는 게 맞다. 참으면 폼의 변화가 오기 때문에 꼭 쉬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 코치는 "나는 성실함을 좋게 봐주셔서 기회를 잡은 선수였다"면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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