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여러 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일용직 아르바이트 근로자 20대 C씨 역시 자신의 소득이 아닌 어머니에게서 편법으로 증여받은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적발됐다. 국세청 조사 결과, C씨는 어머니가 부동산을 양도한 돈을 편법으로 증여받아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빠 D씨 역시 어머니에게서 토지를 증여받는 과정에서 취득한 돈 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평가해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녀의 부동산 담보대출이자와 신용카드 대금까지도 어머니가 대신 납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남매가 명품쇼핑과 해외여행 등에 쓴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5년동안 7억여원에 이르렀다.
#3. 뚜렷한 소득이 없는 30대 E씨도 부동산 임대업자인 아버지에게서 부동산을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양도받고, 부동산 담보대출이자까지 아버지가 대신 변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조사 결과, E씨는 아버지 소유의 20억원 대의 부동산을 양도받으면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거래하고, 매매계약서상 임대보증금 채무를 실제보다 부풀려 기재해 매매대금을 적게 지급한 것으로 적발됐다. 이후 취득한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 채무의 명의를 변경하지 않고 계속해서 아버지가 대출이자를 상환해오다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4. 역시 소득이 없는 30대 F씨도, 아버지에게서 편법으로 증여받은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로 국세청에 적발됐다. 국세청 조사결과, F씨는 휴대폰 어플 개발자인 아버지가 구글 등 해외 플랫폼 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소득을 탈루한 돈 가운데 20억 여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버지는 탈루한 돈으로 십억원대의 주식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대출 내역과 소득 및 소비 패턴에 대한 분석을 강화해 대출을 이용한 편법으로 증여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연소자들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대상은 부모의 재산으로 대출을 상환하고 명품 쇼핑, 해외여행 등 사치성 소비생활도 부모의 신용카드로 해결하는 금수저 이른바 '엄카족'('엄마 카드'를 받아 쓰는 젊은이들을 이르는 말) 41명, 신용카드로 호화·사치 생활을 하고 고가 주택을 취득했지만 소득 및 자금 여력이 없어 변칙증여가 의심되는 52명, 근저당 채무까지 같이 물려받는 부담부 증여로 물려받은 부동산의 담보대출을 부모가 대신 상환했는데도 근저당권 설정을 유지하거나 부자(父子) 간 차용거래를 가장해 증여사실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는 87명, 부모가 신종 호황 업종을 운영하면서 누락한 수입으로 미성년 자녀에게 고가의 재산을 취득하게 한 사업자 등 47명이다.
국세청은 자산취득과 부채상환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칙증여에 대한 검증체계를 더욱 정교화해 탈루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앞서 김대지 국세청장은 신년사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연소자 등의 주택 취득, 소득 대비 고액 자산 취득 등과 같은 부동산 거래 관련 변칙적 탈루 혐의는 정밀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