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출신으로 예산 전문가인 김 후보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낸 행정전문가인 이 후보는 경제분야의 각 현안을 놓고 화기애애하면서도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 주관 방송인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공약을 많이 내셨다. 큰 카테고리로 135개를 5개씩 분류하면 650개나 된다"며 "이 공약을 다 (실현)하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계산해보셨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이 후보는 "총액으로 가용 예산범위를 넘지 말자고 정해놓고, 그 안에서 조정해가면서 하고 있다"며 "국내 어디서나 바람, 햇빛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을 가능하게 전력망을 깔고, 교육에 투자해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기초·첨단과학에 투자하는 것에는 국가가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빚을 안 내고, 증세하지 않는다는 것이 거짓말이라고 얘기하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경고를 받았고 이에 사표를 낸 적이 있다"며 "많은 후보들이 공약을 백가쟁명으로 내는데 과연 얼마나 실천가능한지를 정말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약을 가용자원 내(에서 만든다)라고 하셨는데 후보님이 가용자원을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이 문제를 면밀히 보셔야 한다.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서 발목이 잡히거나 국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봤다"고 거듭 당부했다.
예산 전문가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김 후보가 대선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 마련을 놓고 이 후보에게 따끔한 조언을 한 셈이다.
이에 이 후보는 "저는 국민에게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평생 신념으로 가지고 있다. 시장과 도지사를 할 때 공약이행률이 96%가 넘은 것이 그 이유"라며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위기의 시대나 대규모 투자를 위한 것인데 지금이 위기다. 국채발행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부동산 공급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두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이어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 연장을 말했는데, 이 후보도 (저와) 똑같은 얘기를 하셨다"며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 두 가지 중 하나는 정치이념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씨 맑을 때 비 오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 공급이 제대로 되거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동산이 거꾸로 가격 하향 위험성이 있을 때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공급이 부족하다고 시장이 신호를 보내면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려고 세제나 금융 등 억압 조치를 취한 것이 문제의 출발점"이라며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지적에 공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만약에 대대적인 폭락 사태가 벌어지면 어떻게 하느냐. 우리가 공공주택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주택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기회로 삼자"고 답했다.
일자리 확보에 대해서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후보는 "제가 내는 대안은 스타트업 천국이다. 스타트업을 10만개 만든다고 하면 일자리가 200만개가 나온다"며 "일머리가 중요하다. 구호성 공약이나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있는데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 이 후보는 "그렇다"며 "실천이 중요하고 실력이 중요하다"고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