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임시선별검사소나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었지만 3일부터는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밀접 접촉자 등이 아니면 PCR 검사를 받을 수 없도록 검사 체계가 바뀐다.
일반인들은 선별검사소 등을 가도 PCR 검사 대신 '임신테스트기' 형태의 신속항원 자가검사키트를 받아 직접 검사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 표준 진단법은 PCR 검사법이고 신속항원검사는 이를 보조하기 위한 검사법"이라고 말해왔다.
정부가 PCR 검사법을 표준으로 삼았던 이유는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판별할 수 있는 능력)가 95% 이상이다.
하지만 검체 채취와 분석 과정에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4~6시간이 걸린다. 국내에서는 결과가 통보될 때까지 대략 하루가 걸린다.
반면 신속항원검사는 검사자가 스스로 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고 15~30분이면 신속하게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정부는 신속항원검사 대신 PCR 검사를 진행해왔다.
이같은 큰 약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3일부터 신속항원검사를 대대적으로 도입하려는 이유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PCR 검사 여력은 하루 80만건 정도.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하루 PCR 검사 건수가 50~70만건을 오르내리고 있다. 검사 한계에 다가서 있는 셈이다.
PCR 검사가 밀리면 위중증 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확진 판정을 받아야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확진이 늦어지면 치료도 늦어지고 이에 따라 중증률과 사망률은 높아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의료 체계는 큰 부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정부는 3일부터는 PCR 검사는 △60세 이상 고령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역학 연관자(밀접접촉자·해외입국자·격리해제 전 검사자) △감염취약시설 관련자(요양시설 종사자·외국인보호시설-소년보호기관-교정시설 입소자·휴가 복귀 장병·의료기관 입원 전 환자)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인자 등에 먼저 실시하기로 했다.
이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선별진료소나 임시선별검사소,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코로나19 진료에 동참하는 일부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음성으로 인정받고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다시 받아 양성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신속항원검사의 정확성이 높지 않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신속항원검사키트는 민감도가 90% 이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대 의대가 국내 신속항원키트 제품을 시험한 결과 17.5%의 민감도를 나타냈다. 서울대 연구팀은 "낮은 민감도로 인해 해당 검사 키트는 임상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 이사를 맡고 있는 이혁민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외국의 메타 분석을 보면 신속항원검사키트는 보통 50~60% 정도의 민감도를 내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콧속 깊숙이 찔러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 아닌 콧구멍 입구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자가검사키트' 방식의 신속항원검사는 민감도가 10~20% 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양성(실제로는 음성인데 양성으로 나올 검사 결과가 나올 경우)보다 위음성(실제 양성인데 음성으로 나올 경우)이 더 문제"라며 "감염병은 놓치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 신속항원키트의 낮은 민감도로 인해 위음성이 늘면 오히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확한 PCR 검사는 여력이 없고 부득이하게 도입하는 신속항원검사는 정확성이 높지 않아 감염을 부추길 수 있는 딜레마에서 결국 오미크론 확산세를 넘기 위해서는 개인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