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은 18일 도민의 삶의 전반적인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2021년 경남 성인지 통계' 연구보고서를 냈다. 2020년 재단 설립 이후 첫 성인지 통계 보고서다.
인구와 가족, 보육 등 10개 분야, 37개 영역, 289개 지표가 성별로 구분해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주요 내용을 보면, 2020년 경남 여성은 전체 인구 334만 명의 49.6%인 165만 8천여 명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구는 50대가 가장 많지만, 65세부터는 남성보다 여성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고령 여성 인구 비율은 2010년 15.7%에서 2020년 20.3%로 10년 새 4.6%p 증가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2010년 1.413에서 2020년 0.945로 급감했다. 사상 처음으로 1 이하로 떨어졌다. 여성 인구 유출은 계속 늘어나 2020년에만 9329명이 지역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절반(50.7%)은 여성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보육 아동은 2010년 41만 1559명에서 2020년 33만 2731명으로, 10년 새 7만 8800여 명이나 줄었다. 이 여파로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과 영유아보육료, 가정양육수당 등의 지원 대상 규모도 감소했다.
여성의 65.2%는 가사를 공동으로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여성의 74.4%나 가사를 부담하고 있었다. 남성은 10.3%에 그쳤다.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는 비율도 12.1%뿐이다.
코로나19 탓에 도민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년 대비 0.6%p 하락한 63.1%로 나타났다. 이 중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2.4%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교원의 73.8%가 여성이었지만, 대학 이상 교육기관의 여성 비율은 낮았다.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는 매년 늘고 있다. 특히, 남성은 2018년 1478명에서 2020년 1805명으로 2년 만에 22.1%나 증가했다. 전체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8%p 증가해 32.4%로 나타났다.
남녀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113만 원에 달했다. 남성 임금의 61.4% 수준이다. 여성 10명 중 2명(21.2%)은 비만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기준 여성의 광역의원 비율은 13.8%, 기초의원은 25.8%에 그쳤다.
사회 안전에 대해서는 남성(19.7%)보다 여성(26%)이 더 불안함을 느꼈다. 여성의 47.2%는 밤길이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는 남성(23.8%)보다 23.4%p나 높은 수치다.
밤길이 무서운 이유는 '사건·사고를 자주 접해서'(41.8%)가 가장 많았다. 이어 야간에 인적이 드물어서(26.9%), 야간보행 안전시설 부족(24.2%) 등의 순이다. 여성폭력 상담 중 가정폭력(46.2%)과 성폭력(42%)이 가장 많았다.
이혜림 연구위원은 "도민이 알기 쉽게 별도로 인포그래픽스로도 제작한 만큼 공무원, 실무자, 도민들이 많이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상남도 민말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앞으로 재단이 주기적으로 통계 자료를 발간해 사회 전반의 성별 격차를 줄이고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