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5백만불 盧 퇴임 이틀전 아들에 건너가

檢, 직무 관련성 여부 확인중…盧 측근 "친인척의 투자용"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이틀 전인 지난 2008년 2월 말,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돈 500만 달러(현재 환율 약 70억원)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계좌에 입금됐다는 진술이 확보된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특히 이 돈은 노 전 대통령 친인척의 투자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져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이 새롭게 파악한 500만 달러는 박연차 회장이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차용증을 받고 전달했던 15억원과는 별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컷뉴스 2008년 12월 29일 기사 참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홍콩 현지법인인 APC의 해외 비자금 사용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돈의 성격과 대가성 여부, 사용처 등을 추적하고 있다.

퇴임前 500만불 전달 = 검찰에 따르면, 박연차 회장은 "노 前 대통령이 퇴임하기 이틀전쯤 아들 건호씨의 계좌를 통해 미화 50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대기업에 근무하다 지난 2006년 9월 무급휴직을 내고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유학했으며 지난해 10월 복귀한 뒤 현재는 미국 현지법인에서 과장으로 근무중이다.

퇴임 이후에 전달했던 15억원과 달리 500만 달러의 뭉칫돈은 퇴임 직전 전달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검찰은 직무 관련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임 중에 거액을 받았다면 직무관련성을 의심할 만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실제 돈 전달 과정을 인지하고 있었는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APC의 계좌내역을 추가로 확보하는대로 관련 진술을 확인할 방침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소 정경유착 타파와 정치개혁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거액의 뭉칫돈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에 가족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태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친인척의 투자에 사용" =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500만 달러 뭉칫돈''과 관련, "친인척이 받아서 투자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에 들어간 이 돈은 지금도 남아 있다"면서도 "하지만 당시 돈 전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거액의 뭉칫돈이 노 전 대통령 일가의 투자용으로 묻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연차 회장이 왜 퇴임 직전에 아들 계좌로 돈을 전달했는지, 차용증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돈의 흐름과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돈 전달 시점 및 노 전 대통령이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는 직무 관련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대검 중수부가 ''박연차 로비 리스트''와 관련, 이광재, 박진, 서갑원 의원 등을 잇따라 소환 조사한 가운데 검찰 수사의 종말이 어디까지 미칠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검찰이 수사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힐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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