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는 0.25%p 올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은행들은 이 부담을 돈을 빌리는 사람들에게 전가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게 된다.
이자부담이 그만큼 증가하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빚 통계를 작성하고 있는데 2021년 12월 말 현재 기록은 아직 집계중이어서 지난해 9월말 현재 자료를 보면 가계대출 총액은 1744조 7천억원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74.9%가 변동금리 대출이라고 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 움직이는 변동금리 대출을 얻어 쓴 사람이 돈을 빌린 10명 가운데 7명이 좀 넘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이보다 더 올리지만 딱 기준금리만큼만 이자를 올린다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면 대출자 전체의 이자부담은 3조 267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대출자 한 사람이 져야하는 이자비용도 15만원 더 오르게 된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코로나19에 대응해 0.50%까지 내렸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 지난해 8월부터이고 14일 금통위까지 세 차례에 걸쳐 0.75%p 올렸기 때문에 대출자 전체의 이자부담은 9조 8천억원 정도로 대략 10조원 정도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한 사람당 이자부담도 약 45만원 정도 늘게 된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올릴 생각을 숨기지 않은 점이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8월 이후 세번 인상했는데 이것이 완화적이냐 아니냐 판단은 현재 경제상황과 성장이나 물가 등 여러가지 기준을 놓고 평가하는데 오늘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주열 총재는 "앞으로도 경제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준금리가 1.5%가 된다고 하더라고 이것을 긴축으로 볼 수는 없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바로 다음번 금통위에서 할지 한번 쉬고 갈지는 모르지만 더 올리겠다는 뜻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앞으로도 두번은 더 올려 기준금리를 1.75%까지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이자부담이 6조 5천억원 정도 더 늘어나고 1인당 이자부담도 30만원 더 늘어날 수 있게 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이른바 '영끌족'에게는 비명의 시간이 다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