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 철거 작업 중 외벽 붕괴로 17명에 이르는 사상자를 냈던 현대산업개발이 불과 7개월 만에 다시 붕괴 사고를 내며 현대산업개발 시공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현대산업개발에 시공 못 맡겨"…시공사 선정했던 정비사업지 들썩들썩
이와 관련해 광주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은 오는 3월 착공을 앞두고 예정돼 있었던 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에 대한 취소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운암3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시공사를 바꿔야한다는 조합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총회를 지자체에서 허가해줄지가 미지수이지만 최대한 빨리 총회를 열어 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운암3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현장에서 붕괴사고를 일으킨 뒤부터 조합원 사이에서는 시공사 변경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이제라도 시공사를 바꿔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조합 집행부에서 시공사 변경 논의 등에 착수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 계림2구역은 안전진단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12월에 착공해 올해 7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아이파크SK뷰' 아파트는 내부 공사 일부만 남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안전진단을 다시 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외 지역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된 정비사업지에서 시공사 변경에 대한 조합원들의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변경,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
지금까지는 조합이 이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신반포15차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법원이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과 계약을 해지하고 삼성물산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는데, 이후 대우건설은 시공자 지위 확인소송을 제기해 2심을 승소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안전 우려'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요구했을 때 현대산업개발이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라며 "각 사업지별 계약서 내용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시공사 변경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변경이 법적다툼으로 이어질 경우 사업기간 연장이 불가피하고 이는 사업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시공사 변경은 간단한 문제는 아니고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