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장예찬 청년본부장의 주장입니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꺼내들면서 논란의 여진이 계속되는 모양새입니다.
여가부 폐지 찬반 논란을 떠나 사실 관계만 보겠습니다. 여가부가 여성시민단체에 무차별 사업지원을 하고 있는지, 지원금액은 얼마인지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예산 규모 2억 8600만 원…0.2% 수준
구체적으로 보면 여성단체가 포함되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 부문 시민단체에 2억 8600만 원, '청소년활동 지원' 부문 시민단체에 8억 8900만 원, '가족서비스 기반 구축' 부문에 3억 4천만 원입니다. 표적이 된 여성시민단체 사업 관련 예산은 전체 시민단체 지원 예산의 18.8%에 불과합니다.
무차별 지원인가?
여기서 세밀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은 '시민단체'에 지원하는 게 아니라 시민단체가 추진하는 '활동'에 지원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매년 지원사업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심사위원은 여가부 공무원 3명, 외부 전문가 4명이 참가해 총 7명으로 구성됐으며, 선정기준은 각 분야별로 조금씩 상이하지만 큰틀에서 △사업 수행역량 △사업의 적합성 △사업 기대성과 △예산의 적절성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원 사업이 결정되면, 이후 중간평가와 현장점검, 최종평가 등을 실시해 지속적인 감시를 하고 있다는 게 여가부 입장입니다.
다만, 야당 측에서는 여성·시민단체들이 대부분 여당과 관계된 인사들이고, 일부 지원 받은 사업의 단체들은 현재 민주당 의원들이 몸담았던 곳이라는 점에서 부당한 지원이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합니다.
다만, 이 단체들은 오랜기간 여성 관련 활동을 해오면서 실력과 경험이 탄탄한 측면이 있고 규모도 비교적 크기 때문에 사업선정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대표로 있었던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역시 2016년 여가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장예찬 청년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무차별적 지원"의 근거에 대해 명확한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여가부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던 한 인사는 "각 분야별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특정 한 단체에게 불공정하게 예산을 지원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랬다가는 바로 분란이 생겨 언론에 알려질 것"이라며 "만약 불공정하게 예산이 지원된 게 있다면, 아주 극소수로 봐야할 것이지 일반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취재를 종합해볼 때, 여가부에서 시민단체 사업을 지원하는 과정은 비교적 투명했으며, 그 예산 규모도 매우 작았습니다. "무차별 지원"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 아님'으로 판단하겠습니다.
'새발의 피'의 피
그 적은 예산 중에서도 '양성평등' 혹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정책 등에 소요되는 예산은 1159억 원(9.66%) 수준입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성매매 방지와 피해자 지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등을 포함해도 1916억 원 정도입니다.
정말 '새발의 피'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만큼 적은 액수가 여성의 권익증진과 관련된 단체나 정책에 쓰이고 있는 겁니다.
여가부 폐지 논란의 역사
그러다가 2008년 '작은 정부'를 표방했던 이명박 정부는 여가부를 다시 여성부로 축소했고, 가족·청소년 관련 업무는 보건복지부로 이관했습니다.
하지만 가족해체와 다문화 가족 증가 등으로 가족문화 이슈가 대두되자, 다시 관련 업무를 여성부로 옮기면서 지금의 여성가족부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