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문안이 한미 양국간 사실상 합의돼 있다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지난달 29일 발언에 이어 해당 문안이 북한측에 전달됐음을 암시하는 언급이 나왔다.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인 그레고리 믹스 의원과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믹스 위원장은 지난 8일 뉴욕에서 열린 지역구 후원 행사에서 최 대표 등을 만나 한미 양국 정부가 추진해온 종전선언을 긍정평가한 뒤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선언에 서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믹스 위원장은 북미간에 고위급 대화가 아닌 물밑에서 진행되는 'B급 레벨 외교'가 진행중이라며 이렇게 귀띔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주변국과 실무적 협의가 끝났고, 북한과 물밑 접촉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믹스 위원장은 특히 최 대표 등에게 11일 또는 12일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믹스 위원장간 만남에서 두 사람은 최근 우크라이나 및 카자흐스탄 사태와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등 굵직한 외교현안들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믹스 위원장이 최 대표 등 한국계 유권자들과 만나 자신과 대통령간 회동을 언급한 것은 종전선언 등 한반도평화 이슈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피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읽힌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의회주의자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이 국무부가 주도해 만든 종전선언 문안을 놓고 하원 외교위원장과 의견을 교환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종전선언이나 한반도평화법안 등의 실현은 바이든 대통령 개인에게도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전선언과 평화법안 등은 당파적 이슈가 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세차례 만남을 가진 사실도 상기시켰다.
한편, 미국 의회에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북미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에 관한 미국 행정부의 역할을 규정한 한반도평화법안(HR 3446)이 지난해 5월 상정돼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34명이 서명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