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업체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7~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를 실시한 결과, '내년 3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4.1%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26.4%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조사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직전 조사보다 이 후보가 1.6%p 하락하고, 윤 후보가 1.2%p 상승하는 등 소폭 등락한 사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같은 기간 6.0%에서 12.8%로 2배 이상 급상승했다. 윤 후보가 부인 김건희 씨 리스크와 당내 갈등국면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방황하던 사이 야권 대안으로서 안 후보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 후보는 '가족 리스크'가 없고 정책 역량에서도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권 단일화 시 가상 대결에서, 단일 후보가 윤석열 후보든 안철수 후보든 모두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응답자들은 안 후보의 경쟁력을 더 높게 평가했다.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지지율은 34.4%로 이재명 후보의 33.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안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지지율은 42.3%로 이 후보의 28.9%를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제쳤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급부상을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선대본 관계자는 "우리의 실책으로 이재명·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오른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등으로 지지율이 빠질 만큼 빠졌으니 이제 다시 정상 궤도를 잡고 국민 기대에 부응한다면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홍의 극적인 봉합 이후, 변화된 모습이 노출될수록 바닥을 찍은 지지율이 반등한다고 보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일각에서 안 후보와의 공동 정부론이 거론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선거운동 하는 데 그렇게 앞서가는 말씀은 나올 수도 있는 얘기지만, 각자가 열심히 선거 운동하는 게 맞는 그런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갈등 국면마다 불거졌던 정치력 부재 문제나 후보 본인의 역량에 대한 의문 등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단순히 이준석 대표와의 물리적 결합만으로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대선 후보 등록까지 한달 넘게 남았기 때문에 아직 야권 단일화 논의를 꺼내기는 이르다"면서도 "이준석 대표가 합류했다고 실제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