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방역패스가 일상회복을 다시 추진하려면 반드시 유지해야할 장치라고 강조하면서도 일부 여론을 수용해 제도를 손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예외 인정을 확대하는 부분은 '미접종자를 보호하고 접종완료자 중심의 일상회복을 지원하는' 방역패스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고, 현재 내부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검토될 수 있는 대상은 임신이나 알레르기 체질 등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못 맞는 사람들이다. 임신부는 백신 접종이 어려운데도 방역패스로 대형마트 등을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진 후 격리해제자 △1차접종 후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해 2차접종이 연기·금지된 사람 △면역결핍, 면역억제제·항암제 투여로 접종 연기가 필요한 자 △접종 금기 대상자다.
이 중 중대한 이상반응은 아나필락시스, 혈소판감소성혈전증, 모세혈관누출증후군, 심근염·심낭염 등이다. 접종 금기는 백신 구성물질에 중증 알레르기가 발생한 이력이 있다는 의사 진단서가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지만 백신 접종 이후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백신 미접종으로 논란을 빚은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송에 출연해 "항생제 알레르기가 있고 10년 전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백신 접종 후유증을 오래 겪었다. 많은 고민 끝에 호흡기 의사라 주사를 맞았는데 많은 분이 겪고 있는 부작용을 제가 겪었다"며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1차 접종 후 많은 분이 후유증을 겪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병력이나 심근염, 희귀혈전 등의 진단이 아니면) 예외 처리 받기 어렵다"며 "직장생활에 지장이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무릅쓰고 2차를 접종하는 분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진의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소견서나 진단서를 보고 폭넓게 인정을 해주고 임상 3상에 나오지 않은 국내 부작용 사례에 대해서는 검토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예외 진단을 인정을 해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백신 부작용을 겪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중대한 이상반응을 겪은 경우 천 교수처럼 백신 추가 접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1차 접종이후 마비 증상이 온 이모씨는 "의사가 2차 접종을 하라고 했지만, 겁이 나서 맞을 수가 없다"고 했다.
관건은 이런 일상의 사례를 어떻게 가려내서 기준을 마련하느냐다. 개인마다 증상·징후의 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후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 가운데 아나필락시스 등 부작용으로 명확히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백신에 대한 예외로 판단되는 상황에 대한 증상·증후에 대해 사례정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학적으로 백신 금기 대상자 외에는 정부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의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