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의 달인이 무색"…눈 온지 열흘 지났는데 강릉시 곳곳 '빙판길'

4일 오후 강원 강릉시 안목커피거리의 인도가 빙판길을 이루고 있는 모습. 전영래 기자
지난 성탄절 강원 동해안 일대에 50㎝가 넘는 폭설이 내린 지 열흘이 넘은 가운데 주요 도로와는 달리 주택가 이면도로나 인도의 경우 여전히 빙판길을 이루고 있어 주민과 관광객 등 보행자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4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 동해안 지역에 내린 적설량은 속초 55.9㎝, 강릉 주문진 42.7㎝, 북강릉 35.3㎝, 양양 33㎝, 고성 현내 29.4㎝, 강릉 25.5㎝, 동해 21.1㎝ 등을 기록했다.

이에 동해안 각 지자체들은 인력과 제설장비 등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제설작업에 나서면서 주요 도로와 도심지 등의 쌓인 눈은 대부분 치워졌다.

하지만 폭설 이후 한파특보가 발효되는 등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택가 이면도로나 해안가 인도 등은 꽁꽁 얼어 붙어 빙판길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폭설 이후 열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빙판길이 방치돼 있어 시민과 관광객 등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강문과 안목커피거리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인도조차 빙판길로 변하면서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보행자들의 아찔한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빙판길 제거에 나선 공무원들. 동해시 제공
강릉시 교동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 이모(46)씨는 "시내와 도로쪽은 눈이 내리는 동시에 제설작업이 이뤄지면서 차량통행에는 큰 불편이 없었지만, 주택가 이면도로나 일부 인도는 수 일째 빙판길을 이루고 있어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눈이 내린 뒤 일주일도 넘었는데 아직도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것을 보면 '제설의 달인'으로 불리는 것이 무색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 최모(39)씨는 "아침에 경포와 강문 일대에서 매일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폭설 이후 달리기는 커녕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로 인도가 얼어 붙어 넘어질 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인도가 빙판길이다 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아예 차도에서 뛰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지자체에서는 뭐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눈이 내린 뒤 얼어 붙은 다음에는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도 제거작업에 어려운 부분도 있고, 더욱이 이면도로나 인도의 경우 워낙 광범위하다보니 빙판길로 방치된 곳이 많이 있다"며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읍·면·동 직원들과 본청 직원 등 가용한 인력을 총동원해 빙판길 제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빙판길 제거작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시민들께서도 '내 집·내 점포 앞 눈치우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동해시는 지난 3일 임인년 새해 첫 출근을 맞아 시무식 대신 시민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인도 빙판 제거작업에 나서는 등 동해안 지자체들이 폭설 이후 잔설과 빙판길 제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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