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 부실장, 김 부본부장과의 통화기록을 파악했다. 해당 휴대전화는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9월29일 검찰 압수수색을 받을 때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경찰이 이를 확보해 포렌식 결과를 검찰과 공유했다. 이들은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수일 전부터 각각 여러 차례 통화시도를 했으며, 실제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실장과 김 부본부장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 활동했던 이들로,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엔 각각 정책실장과 초대 대변인을 지냈다.
이번에 유 전 본부장과의 통화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김 부본부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9월 화천대유게이트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유 전 본부장의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사실 확인을 위해 당사자와 통화한 일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 사실 확인 차원의 통화였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통화사실이 수사기관으로부터 흘러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기록 유출이 사실일 경우 검찰의 선거개입 의도가 명백하므로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정 부실장과 유 전 본부장의 압수수색 직전 통화 사실은 지난해 11월 초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정 부실장은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사건 관련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마찬가지로 선을 그은 것이다.
정 부실장은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이 2015년 대장동 사업자 선정을 앞둔 상황에서 물러나고 '유동규 사장 직무대리 체제'가 구축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황 사장에게 "시장님 명", "정 실장" 등 당시 이재명 시장과 정진상 실장을 언급하며 사퇴를 압박하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유한기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수사 동력이 한풀 꺾인 상태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관련 시장 결재문서 10건(2014년 1월~2016년 11월분) 가운데 8건에 '협조' 명목으로 결재라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검찰은 그를 상대로 제기된 각종 의혹을 파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사 진행경과상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