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오른다" 했지만 '더 오른' 작년…"올해도 마찬가지일까 봐"
결혼을 앞둔 직장인 이모(29)씨는 지난해 말 생애 첫 아파트 매매계약을 마쳤다.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마음은 후련하다.
서울 강남에 직장을 두고 집을 경기도로 옮기는 것은 아쉽지만, 출퇴근을 할 만한 거리에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6억 원 이하 주택을 찾고 또 찾은 결과다.
이씨는 "서울이 아닌 게 아쉽긴 하지만 잘한 선택 같다"며 "보금자리론 고정금리가 3%대인데, 석 달 만에 앞자리가 바뀐 걸 보고 올해 대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겠다 싶어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덜 오른다" 했지만 역시나 크게 올랐던 지난해 집값이 이씨의 결정에 큰 몫을 했다.
이씨는 "집값이 이렇게 오르고, 전반적인 대출 규제도 강화하는데 전세를 살며 계속 '때'를 기다리다가는 영 집을 못 갖게 되는 게 아닐까 싶었다"며 "어차피 실거주 목적인데, 올해 집값이 '작년처럼' 오르지 않을까 봐 걱정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사진 않지만…올해도 걱정만 가득"
또 다른 직장인 황모(31)씨 역시 서울에 직장을 두고 결혼과 함께 경기도로 이사가 예정돼 있다. 다만, 황씨의 새 보금자리는 전셋집이다.
집값이 너무 올랐는데, 자금이 부족한 데다 대출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황씨는 "우선 올해 당장은 매매 계획이 없다"며 "전셋집에 살다가 기회를 봐야겠지만, 예비 신랑이나 나나 부모님으로부터 따로 지원을 받는 게 아니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치러지며 정책 변동성이 있는 점도 고민이다.
황씨는 "최근엔 아파트값이 '억' 단위로 떨어진다는 뉴스도 봤지만 우리 입장에선 이미 '떨어져봤자'인 가격대"라며 "이번 전세 계약기간 안에 여러 방향을 고민해보겠지만, 집 문제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결혼 전부터 걱정이 많으시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전국 매매가격이 2.5%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주택(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2%대로 내다봤다. 이밖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도 경제 전망 등을 통해 집값 상승률이 2~3% 수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추첨제 ↑…"'당첨 가능성'이라도 생겼으니 기다려보겠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을 기준으로는 민간분양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경우에야 50~70%가량 주어지던 추첨제 물량이 좀 더 작은 평수 등에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올해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청년과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예측치)은 작년의 2배가량인 13만 5천 호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민간분양주택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30%는 소득기준 등을 고려하지 않는 추첨제(단, 부동산자산 3억 3천만 원 이하 요건은 충족 필요)가 적용된다. 그간 생애최초 특별공급에서도 배제됐던 1인가구 역시 이러한 추첨 물량에 도전(단, 1인가구는 60㎡ 이하 주택만 가능)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민영주택 신혼부부 특공은 6만 4천 호, 생애최초 특공은 3만 2천 호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면적 등 변수를 일단 제한다면, 산술적으로 여기에 30%가량을 추첨 물량으로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안모(33)씨는 "실제로 얼마나 분양이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아예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던 것보다는 낫다"며 "어차피 당장 매매시장에 나서기엔 무리고, 좀 기다려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