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지만, 세상사는 우리로 하여금 냉소, 무관심, 체념, 절망을 가져다 줍니다. 최근 뉴스를 장식하는 대선 후보들 당사자와 가족들에 대한 소식과 의혹은, 어쩌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의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적 세속주의로 말미암은 도덕적 해이는 이미 그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평범 이상의 도덕성을 갖춘 사회 지도자들, 특히 정치인들을 찾기가 불가능해 보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쁜 미래를 방지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씁쓸함…이러한 상황에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유구무언입니다.
예수께서 "너희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고 하셨기에,부패하고 어두운 세상의 책임이 "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맛 잃은 소금은 버려져 사람들에게 밟히게 된다"는 예수의 말씀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어떻게 이 끔찍한 상태를 전화위복시킬 수 있을까요?우리 사회와 교회의 현 상태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 십 년 동안 적체 되어 나타난 현상이기에 근본, 곧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한국 사회를 위해서는, 구태의연하게 들릴지라도, "진정으로 성경으로 돌아가야"합니다.
고대에 쓰여진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오늘날의 세상을 해석하고,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불행하고 부끄럽게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가치 기준과 개인의 욕망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성도들은 마음의 위로, 다양한 축복, 약속의 말씀을 받기 위해서 성경을 읽는데 익숙합니다. 깨어진 세상을 회복하고 계시는 하나님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무관심합니다.
하나님을 떠나 사는 세상 속에서 다양한 모습에 대한 경고를 교회에서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교회 생활과 개인적 신앙 행위에 대한 가르침은 많지만, 복잡한 사회 속에서 의를 행하는 삶에 대한 설교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마음의 위로와 세상에 축복을 받는 비결의 설교는 무수하나, 성경의 주된 가르침인, "선을 행하다 고난 당하며 인내하라"는 메시지는 희귀합니다.
목회자들이 성경에서 가르치는 바를 목회와 설교에 적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목회를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 즉 성도들이 원하는 바에 자신의 신학과 사역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보다 더 두려워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존재가 교회와 목회자와 성도들의 삶에 가득하지만 이를 눈치채지 못합니다. 오히려 우리를 사로잡은 다양하고 간교한 우상을 합리화합니다.
성경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오늘날 우리의 사회와 교회, 그리고 개인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두려워하면서 들어야 할 때입니다. 그럴 때에야, 더디겠지만 회복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울 것도 없는 새해를 맞으면서 갖는 유일한 소망입니다.지난 논평을 통해 깨어진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