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식의 北 전원회의…결론 먼저 내리고 당에서 예산도 논의(종합)

연설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집권 10년을 마무리하고 향후 10년을 시작하는 시점에 열리는 북한의 당 전원회의가 과거 전원회의와 비교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원회의 첫 날에 김 위원장의 회의 결론이 나오는가 하면 당에서 이례적으로 내년 예산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속 국경봉쇄가 3년째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내부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내년도 주요 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원회의 개막 첫 날인 지난 27일에 회의 결론인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 방향에 대하여'를 밝혔다. 회의 첫 날에 올해 주요 사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토의한 뒤 결론을 낸 것이다.
 
이어 전원회의 2일 회의와 3일 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이 제시한 결론의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10개 분과별 협의가 이뤄졌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전원회의의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분과별로 실무협의를 하는 방식은 김 위원장의 보고를 토대로 회의 마지막 날에 결론을 내리는 2019년 연말 전원회의와는 대비된다.
 
일종의 '두괄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 방식은 내년도 주요 사업의 방향성을 보다 확고한 것으로 먼저 제시함으로써 실행 동력을 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019년 연말 전원회의에서는 분과별 협의없이 김 위원장이 3일에 거쳐 긴 보고를 하고 결론을 내리는 방식였다"며, "올 1월 8차 당 대회에서부터 김 위원장이 먼저 전반적인 지침을 제시하면 이후 분과를 조직해 실무적인 토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당 전원회의에서 내년 예산을 논의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노동신문은 30일 "전원회의 3일 회의에서 둘째 의정인 '2021년도 국가예산집행정형과 2022년도 국가예산안에 대하여'의 토의를 위한 국가예산 심의조도 조직돼 문건초안 연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내년 예산을 논의하는 '국가예산 심의조'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내각에서 예산안을 작성하면, 이를 우리 의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결산 및 심의·의결을 한다.
 
당 차원에서 비공개적으로 예산 심의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예산문제를 전원회의 의제로 검토하는 것은 매우 특이한 동향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국 코로나19로 내부의 자원 제약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내년도 주요 사업을 예산으로 뒷받침해 사업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예산 결산 자체는 최고인민회의의 결정사항이고 이전에도 당 회의체를 통해 예산 문제를 논의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규모가 큰 전원회의에서 '국가예산 심의조'를 별도로 조직해 당 차원의 검토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동향"이라며, "내년에 하려는 주요 사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과의 연계성을 높여 사업의 실행 가능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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