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 일각에서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의 2~3배에 달하는 반면 위중증률은 확실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같은 평가를 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통령 총괄조정팀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 관련 질의에 대해 "일단 위중증이 기존의 델타 변이에 비해 다소 낮다는 보고들은 여러 군데서 있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고 아직까지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보다 확산세가 거센) 외국의 사례를 보면, 아직 고령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전파가 일어나고 위중증이 있는지 이런 데이터들이 굉장히 부족한 상태"라며 "또 일부에서는 어린이들 중에서 조금 더 입원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도 있어서 여러 가지 측면들을 다각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섣부른 단정을 경계했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에 백신 접종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또 이에 대한 현재 백신의 감염예방 및 중증예방 효과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 것인지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바로 전환될 수 있다는, 어떤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은 조금 이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근 델타를 제치고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미국에서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역대 최다(28일 기준·26만 5427명)를 갈아치우는 등 향후 환자 급증에 따른 여파를 우려했다.
정 팀장은 "확진자 수가 지나치게 증가할 경우에는 다소 중증도가 감소하더라도 전체적인 공중보건학적 또는 의료적 대응 측면에서 그 효과를 상쇄시킬 여지들이 있다"며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 확진자 수를 어느 정도 통제해 나가는 전략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입국자 관리 강화를 포함해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 확대, 그리고 접촉자의 추적관리를 위한 감시체계 강화 등을 좀 더 철저히 수행하면서 향후 좀 더 많은 데이터를 쌓아서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전략을 새롭게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해외유입 41명, 국내 감염(지역발생) 26명 등 총 67명이 늘어 누적 625명(해외유입 293명·국내 감염 332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해외유입 사례는 전날에 이어 미국발(發) 입국자가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케냐 6명 △아랍에미리트 3명 △카자흐스탄 2명 △캐나다 2명 △멕시코 1명 △카메룬 1명 △필리핀 1명 △몰디브 1명 등으로 조사됐다.
국내 감염사례는 강원 삼척 관련사례 등 기존 집단감염에 더해 전파경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집단발생 사례들이 더해지면서 동시다발적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강원 원주-횡성 제조업체(감염 확정 4명·의심 23명) △강원 횡성 가족(확정 1명·의심 1명) △경기 오산시 군부대(확정 3명·의심 5명) △광주 광산구 초등학교(확정 1명·의심 13명) △광주 서구 지인모임(확정 3명·의심 19명) △대구 북구 교육시설(확정 7명·의심 233명) 등 유입경로를 알 수 없는 6건의 집단감염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감염이 유력한 의심환자는 하루 새 332명이 급증해 총 56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이날부터 전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여부를 서너 시간 안에 판별할 수 있는 신속확인 PCR(유전제 증폭) 시약이 활용됨에 따라, 국내 감염자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전날 해당 시약을 권역별 대응센터 5곳, 보건환경연구원 18곳에 배포했다. 민관 협력으로 개발된 이 시약은 오미크론 확진 여부를 확인하는 시간을 기존 3~5일에서 3~4시간으로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대본 김은진 검사분석팀장은 "새 PCR 시약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5종에 대해 한 번에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현재 해외입국 확진자들에 대해서는 분석 가능한 모든 검체에 대해 전수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발생은 지자체 역량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미분류 집단사례에 대해 표본 추출을 해서 분석한다. 전체 확진자 대비 평균적으로 10~20% 정도를 (검사) 수행 중"이라며 "현재는 변이 감시 목적으로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 질병청 본청과 권역별 대응센터 중심으로 지역 내 발생을 포괄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미크론 변이 분석은 우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김 팀장은 "일단 (코로나19 확진) 확인 검사용으로 나온 PCR 시약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이후 추가적으로 변이 PCR 검사를 수행하게 된다"며 "진단검사는 검체 확보 후 6시간 정도 걸리고, 변이 PCR은 추출된 RNA 검체가 확보됐을 경우 추가적으로 3~4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