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 업체, 3곳 중 1곳 안전조치 의무 어겼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연합뉴스
정부 당국이 배달플랫폼 업체들을 점검한 결과 3곳 중 1곳은 배달종사자를 상대로 지켜야 할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달종사자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대상 중 절반 가까이가 2차례 이상 교통사고를 겪었는데, 배달을 재촉당할 경우가 재촉당하지 않을 때보다 2배 가량 사고 경험 비율이 높았다.

고용노동부는 전국 17개 음식 배달플랫폼 업체에 대해 배달종사자 대상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음식점과 배달종사자를 상호 중개하는 음식 배달플랫폼 업체, 이른바 '분리형 업체'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배달중개인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비록 종사자(배달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더라도 처음 종사자가 등록할 때 면허증·안전모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안전 운행을 위한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안내하고, 산재를 유발할 정도로 배달을 독촉하지 않아야 할 의무 등을 갖고 있다.

더 나아가 배달종사자와 계약 등을 체결해서 직접 배달업무를 수행하는 일명 '통합형 업체'의 경우 위와 같은 배달중개인으로서 갖는 의무에 더해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하고,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이륜차는 탑승을 금지하도록 지시하는 등 의무까지 있다.

점검 결과, 고용노동부는 12개 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번에 적발된 위반사항 가운데 배달종사자가 처음 플랫폼에 등록할 때 면허증과 안전모 보유 여부를 업체 측이 확인하지 않은 경우가 10건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다.

또 이륜차 정비상태를 확인하지 않았거나(3건), 종사자에게 안전운행 및 산재예방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고지하지 않은 경우(2건), 안전보건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경우(1건)또 있었다.

한편 노동부는 점검과 함께 6개 배달플랫폼 업체에 등록한 5626명의 배달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조사 결과 배달 중 교통사고를 경험한 사람이 약 47% (2620명)로 평균 2.4회의 사고를 경험했다.

사고 발생 원인은 '상대방 또는 본인의 교통법규 위반'이 가장 많고(1909명, 73%), 이어서 '날씨 상황'(333명, 13%)이 뒤를 이었다.

또 전체 응답자 86%(4858명)가 배달 재촉을 경험했는데, 음식점(4189명)이나 주문고객(3772명) 뿐 아니라 지역 배달대행업체(1690명), 배달플랫폼 업체(1558명)에서도 재촉한 경우가 많았다.(중복응답 포함)

특히 배달 재촉을 경험한 경우 배달 중 사고를 경험한 비율이 50.3%(2443명)에 달한 반면, 배달 재촉을 경험하지 않았는데 배달 중 사고를 경험한 비율은 23.0%(177명)로 절반 이상 낮았다.

응답자의 경력은 경력 1년 미만(2238명, 40%)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1년 이상 2년 미만(1211명, 22%)이 많아 장기간 일한 경우가 드물었다.

또 배달이 전업인 경우는 68%(3843명), 부업인 경우는 32%(1783명)이었다.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전업 287만원, 부업 137만원이었고, 하루 평균 배달 시간은 전업 9.4시간, 부업 5.6시간이었다. 다만 하루 12시간 이상 배달한 사례는 12시간으로 집계됐기 때문에 실제 평균 배달시간은 더 길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사업장 점검과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배달종사자 사고 감축을 위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이번 점검에서 드러난 개선 필요 사항을 반영해 주요 배달 플랫폼업체와 함께 안전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업계의 자발적 이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번 사업장 점검에서는 제외되었던 지역 소규모 배달대행업체에 대해서도 점검을 추진한다.

이 외에도 음식점 및 주문고객의 배달 재촉이나 무리한 요구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 캠페인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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