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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박재홍> 내일은 성탄절,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그래서 오늘 특별한 시간 준비했습니다. 바로 진중권 작가님의 미학 특강인데요. 일단은 뜨거운 박수로 환영하겠습니다.
◆ 진중권> 내가 나한테 박수쳐. 박수치는 사람이 둘밖에 없어가지고.
◇ 박재홍> 김수민 평론가도 함께 섭외하려고 했는데 기차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해서.
◆ 진중권> 기차시간 핑계대고 도망가버렸습니다.
◇ 박재홍> 아무튼 진중권 작가님 미학특강 전문가적 말씀하실 때 가장 빛이 나십시오. 물론 정치평론하실 때, 사회 문제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도 빛이 나시지만 개인적으로는 전공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 굉장히 빛이 나신다는 생각이 들고 저도 대학시절 때 미학 오디세이 이 책을 사서 보곤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진 작가님의 본 캐릭터를 살리는 그런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미학특강할 텐데요. 작가님 먼저 학자로서 본인 소개할 때 어떻게 소개하시는지?
◆ 진중권> 학자로서 소개할 만한 계기가 별로 없습니다. 늘 이상한 데서 불러가지고.
◆ 김성회> 웃으면 안 되는데.
◆ 진중권> 강연을 갖다 이런 게 오면 좋은데 대부분 다 들어오는 강연이 정치적 강연이고.
◇ 박재홍> 한국 정치 이대로 가면
◆ 진중권> 대선은 어떠냐 이런 것들, 짜증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김성회 소장님은 우리 이렇게 이 자리에서 뵙기 전에 미학자, 학자로서의 진중권 교수님을 책으로거나 만나신 적 있으셨어요?
◆ 김성회> 저는 옛날에 씨네21에 연재를 쭉 하셔서 아이콘이었나요?
◇ 박재홍> 베스트셀러.
◆ 김성회> 책을 내셨죠. 그걸로 기억하는데 그 책은 제가 집에 있고. 그때 씨네21에서 매주 나오는 제가 구독을 하고 있던 중이어서. 글을 보면서 현대철학의 새로운 시뮬라크르처럼 시작해서 오만 그런 용어들을 쓰고 설명하는 걸 되게 좋아하셔서 저도 어디 가서 써먹으려고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 진중권> 그렇게 써먹으라고 쓴 책입니다. 그래서 아이콘이에요. 클릭만 하면 쓸 수 있잖아요. 프로그램이 돌아가잖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래서 오늘 진중권 작가님의 전공 이야기 특별한 한판 클라스 준비하겠습니다. 특별히 오늘 강연은 진 작가님이 이미지 파일로 준비해 오셨습니다. 라디오로 들으시는 분들은 화면을 좀 참고하시기 어려우시기 때문에 혹시 가능하시면 유튜브 한판승부 실시간 라이브로 들어오시면 작가님이 설명하시는 이미지도 보시면서 설명도 함께 들으실 수 있겠습니다.
◆ 김성회> 구독을 하면 잘 볼 수 있겠군요.
◇ 박재홍> 그러니까 옳은소리 구독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한판승부 구독해 주시면.
◆ 진중권> 적절한 멘트가 아주 효율적으로 나왔습니다.
◇ 박재홍> 방송 좋아요, 요즘. 좋습니다. 미학이 뭐예요 이런 쉬운 질문까지 다 소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작가님께 첫 번째 질문. 정말로 미학이란 무엇인가.
◆ 진중권> 미학이라는 것은 사실은 철학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흔히 인간이 갖고 있는 가치가 진선미잖아요. 이 세 가지 가치를 다루는 게 철학인데. 진, 쉽게 말하면 진리에 관한 것은 주로 존재론. 세계가 물질이냐, 관념이냐 이런 거고요. 인식론 또 우리가 세계를 갖다가 우리가 귀납법, 연역법 얘기하잖아요. 경험주의가 귀납법이고 수학적 사고 이런 것들이 연역법이거든요. 그런 것들. 어떻게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문제 이런 걸 따지는 게 진이고요. 선은 무엇이 옳은 것인가, 무엇이 좋은 것인가, 무엇이 좋은 삶인가. 그래서 정의란 무엇인가 이런 것들 이제 마이클 샌델, 그게 윤리학입니다. 마지막에 남은 게 미잖아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예술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따지는 학문이 바로 미학입니다. 그래서 외국에는 미학과가 따로 없어요. 다 철학 과정에서 하게 돼 있거든요. 보통 석사까지는 철학을 하고 보통 박사 넘어갈 때 미학을 하게 돼 있죠. 저도 갔더니 미학하겠다고 하니까 교수가 딱 철학부터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요. 저는 미학이라는 학문을 우리 진 작가님 때문에 알게 됐어요.
◆ 진중권> 철학자들이 진, 선까지 다 끝내놓은 다음에 나중에 체계를 완성하면서 미학을 얘기해요.
◇ 박재홍> 가장 마지막 단계네요.
◆ 진중권> 마지막 단계죠.
◆ 김성회> 고등학교 때 미학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대학을 진학하신 건가요?
◆ 진중권> 쭉 봤는데 미학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나 여기 갈래. 이유는 그냥 이름이 예뻐서.
◇ 박재홍> 점수 따라간 게 아니라 선택하신 거군요. 점수가 남아서.
◆ 진중권> 미학과 들어갔더니 미학과 좋아서 온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고요. 제가 미학과 과 수석이었습니다. 학점 2.49로.
◇ 박재홍> 미학과가 정말 좋아서 선택하신 우리 진중권 작가님 미학 특강. 오늘 특강주제는 태초에 아름다움이 있었다. 미학자 진중권과 함께하는 아름다움의 기원에 대한 특강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 진중권> 음악이 약간 인문학적이네요.
◇ 박재홍> 인문학적입니다.
◆ 진중권> 오늘 제가 무슨 얘기를 할까 하다가 짧은 안에 얘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봤습니다. 인간은 도대체 언제부터 예술을 했을까 그다음에 왜 예술을 했을까, 예술의 기원 문제입니다. 크리스마스도 기원이 있잖아요. 원래 이 기원은 동지축제가 기원이었는데 기독교에서 차용을 한 거죠. 예술이라는 건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했고 사람들은 왜 이걸 하게 됐는가 여기에 크게 세 가지 이론이 있는데 하나는 유희. 사람이 먹고 배부르니까 시간이 남잖아요. 그래서 잉여, 노동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잉여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법으로 예술을 하게 됐다 이게 유희설이고요. 두 번째가 노동 기원설이 있습니다. 우리 예를 들어서 꽹과리 같은 거 한번 보세요. 밥그릇이고 북 같은 거 보게 되면 짐승의 가죽을 말리던 것에서 나왔잖아요. 이런 것을 보면 이게 음악이라는 것도 결국은 뭡니까? 그다음에 혼 있죠. 이런 건 사냥.
◇ 박재홍> 뿔.
◆ 진중권> 그래서 이게 다 노동에서 비롯된 거구나. 그리고 세 번째 가설이 가장 강력한 가설인데 바로 주술이에요, 주술. 주술이죠. 그래서 첫 번째 그림을 한번 보실까요.
◇ 박재홍> 이미지를 제작진이 준비했는데요.
◆ 진중권> 생각해 보시죠. 인류가 최초로 남긴 예술적인 표현이 바로 알타미라 동굴벽화 같은 것입니다. 저게 처음 발견됐을 때는 아무도 안 믿었죠. 생각해 보세요. 2만 년 전에 구석기 시대 인물이 저렇게 그렸다고 하면 누가 믿겠습니까?
◇ 박재홍> 소와 동물들이 있는.
◆ 진중권> 한번 그려보실래요?
◇ 박재홍> 못 그리죠.
◆ 진중권> 누가 더 진화했나 보게. 안 믿었는데 저걸 왜 그렸느냐라는 거죠. 그런데 당시에는 뭐였냐면 테크놀로지 같은 게 없었거든요. 과학도 없었고 기술도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세계 안에 그냥 벌거벗은 채 내던져진 거예요. 그랬을 때 세계와의 관계 설정을 해야 되거든요. 그랬을 때 관계를 설정하는 방법들을 우리는 과학기술로 하잖아요. 당시는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주술로 했던 겁니다. 그래서 선사시대 사람들은 사실은 저런 것을 그리게 되면 대부분 다 동물 그림이거든요.
◇ 박재홍> 소, 말, 사슴.
◆ 진중권> 사슴 이런 거란 말이죠. 이런 걸 그리게 되면 현실에서 정말로 현실에서 더 많은 동물을 발견하고 더 많은 동물을 포획할 수 있다는 이런 믿음, 소망이죠. 이걸 이루기 위해서 저걸 그렸던 거고요. 또 하나가 구석기 시대 유물 중에 대표적인 게 빌렌도르프 비너스라고 있어요. 조각상인데 그걸 보시게 되면 여성의 2차성징이 강조돼 있습니다. 가슴하고 엉덩이가 돼 있죠. 엉덩이가 발달했다는 것은 출산능력이고요. 가슴이 발달했다는 건 육아 능력이잖아요.
◆ 진중권> 이 두 개를 보게 되면 당시에 가장 중요한 생산이에요. 당시에 유일한 경제활동이 뭐였습니까? 수렵이었죠. 또 하나가 두 번째는 뭐냐하면 종족의 재생산이거든요. 그래서 저렇게 해 놓으면 정말로 그 당시에는 생존율이 낮았잖아요. 그래서 정말로 여성들이 더 많은 아이를 낳고 더 잘 기를 수 있겠다라는 믿음에서 저런 걸 만들기 시작했던 거죠. 그래서 저걸 보면 정말로 저렇게 비만했을까,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그럴 리 없겠죠. 저건 사실은 현실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이상형이에요. 저렇게 되고 싶은 거죠.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프로필 올리잖아요. 그렇죠, 사진들 올리죠. 대개는 뭡니까? 여러분들의 현실 얼굴하고 전혀 관계없는 그렇게 되고 싶은 이상형이라는 거죠. 그런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저걸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 동굴벽화가 감상을 위해서 만든 게 아니에요. 왜냐하면 동굴이기 때문에 들어가면 빛이 없어요. 어두운 데 있거든요. 그래서 저것은 어떤 주술적 목적 때문에 만들어졌다라고 보통 얘기를 하죠. 그런데 사실은 저걸 갖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주술을 했을까. 유희가 최초의 테크놀로지예요. 세계를 갖다 정복해야 하는데 세계를 정복하려면 지식이 있어야 되고 기술이 있어야 되는데 그건 없잖아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그건 상상만으로 정복한 겁니다.
◇ 박재홍> 상상력.
◆ 진중권> 그렇죠. 세계가 있는데 내가 직접 지배를 못해. 그러면 모상을 그려요. 세계의 모상을 그립니다. 그런데 이 모상을 내가 만들었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만들기 때문에 여성을 상을 만들어서 훨씬 더 비만하게, 포만하게,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거고 그다음에 그림을 그릴 때도 현실에서는 소가 없다 하더라도 동굴 벽에는 얼마든지 소를 많이 그릴 수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세계의 모상을 만들어서 이 모상을 내가 제작했기 때문에 내가 지배할 수 있잖아요. 그럼 이 모상에 대한 지배력이 현실로 이어질 거다. 우리는 가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믿지만 그 사람들은 가상에 대한 지배력이 현실로 이어질 거다라고 믿었던 겁니다.
◇ 박재홍> 지금 보여지는 벽화는.
◆ 진중권> 저건 뭡니까? 라스코 동굴벽화일 겁니다. 그런데 이제 아주 오랫동안 이걸 했는데 사실 주술이 전혀 소용없는 건 아니거든요.
◇ 박재홍> 주술, 현실에 효과가 있었다.
◆ 진중권> 한번 생각해 보세요. 옛날에 우리 금줄 쳤잖아요, 애 태어나면. 그런데 그게 우리가 뭐라고 얘기를 했냐 하면 잡귀를 막기 위한 거라고 했죠. 실제로 그게 막는 게 잡귀가 아니라 뭐예요? 외부 사람들이죠, 방문객이란 말이에요.
◇ 박재홍> 방문을 금지를 하면 실제로 바이러스가 안 오니까.
◆ 진중권> 우리는 그렇게 설명했는데 당시 사람들은 몰랐는데 경험적으로는 안 거예요. 그러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접촉하게 되면 아이의 영아 생존율이 떨어진다는 걸 경험적으로 안 건데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설명하려면 바이러스 얘기를 해야 되는데 그래서 바이러스 대신에 집어넣은 게 잡귀라는 거죠. 어쨌든 처음과 끝은 맞잖아요, 중간 설명이. 그래서 이런 식으로 유용한 거고요. 사실 저 동굴벽화 같은 경우에도 가만히 보면 엄청난 정보가 들어가 있거든요.
◇ 박재홍> 생존을 위한.
◆ 진중권> 그렇죠, 생존을 위한 거고 실제 저거 그리게 되면 거의 동물도감처럼 정확해요. 그러니까 당시 자신들이 갖고 있었던 습득한 해부학에 대한 지식들을 저기에 넣었고 당시에는 글자가 없었잖아요. 문자가 없었으니까 정보를 이미지로 저장할 수밖에 없었던 거고. 또 저걸 보는 사람들은 사냥을 나갈 때 한 번이라도 보고 나가는 게 낫지 않겠어요.
◇ 박재홍> 그렇죠.
◆ 진중권> 그리고 또 하나는 저걸 통해서 우리가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이런 심리적인 자신감들 그리고 내가 이 세계를 통제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 같은 것을 줬던 거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게 아무리 반복적으로 해도 소용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물론 어떤 것들은 이게 소용이 있는 것이 있지만 대부분의 이런 주술은 소용이 없거든요. 그걸 반복적으로 깨닫게 되면 사람들은 이거 가지고 안 되는구나. 그래서 이걸 딱 폐기해버립니다.
◇ 박재홍> 주술을?
◆ 진중권> 그래서 이걸 상징형식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현실, 가상을 통해서 현실을 정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다음에 가상을 만들지 않고 현실을 직접 정복하자. 그럴 때 발달하는 게 바로 과학입니다. 최초에는 그게 철학이라는 형태로 나타났고 나중에는 그게 과학으로 변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게 주술에서 나왔어요. 생각해 보세요. 일단은 실제로 자연을 실제로 정복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알아야 된다. 그래서 인과관계를 판단한 다음에 거기에 따라서 행동해야 한다 이런 사고방식이 그리스에서 철학이라는 걸로 나타났고 17세기에 과학으로 발달해서 오늘날 우리가 물려받은 거고요. 그래서 과학이라는 거, 철학과 과학이라는 게 있겠고 두 번째로는 저 그림을 딱 보게 되면 정말 더 많은 동물을 잡고 싶은 욕망이 있잖아요. 원망들, 기대, 소망들. 이런 소망을 실현시켜주는 게 바로 종교로 오게 되는 거고 그다음에 저걸 하려면 만들잖아요. 아마 그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잖아요. 아마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 때 그들도 쾌감을 느꼈을 거예요. 예쁘게 되도록 아름답게 만들려고 했겠죠. 그게 제작이 뭐로 변한 겁니까? 예술로 변했던 거고 그래서 지금 우리는 철학, 종교, 예술의 3개의 상징형식을 갖고 있게 된 거죠. 그때쯤 되면 철학에서는 뭐라고 부르냐. 주술을 미신이라고 불러요. 그런 다음에 종교에서도 저런 주술을 미신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서 성경에 보면 뭐라고 나옵니까? 십계명에 눈에 보이는 것의 형상을 만들지 말라. 그게 바로 뭐냐. 옛날에 형상을 만든다는 건 다 주술이었거든요. 주술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너희들의 소원, 원망 이걸 갖다 좀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충족시키는 것. 그런 요구에서 나온 것이 바로 종교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종교는 경전이 있어요. 텍스트, 이미지가 아니라 텍스트가 있습니다. 기독교는 성경이 있고 쿠란이 있고 불교에도 경전 굉장히 많죠. 이런 거란 거죠. 고도의 형태로 변하는 거고 그다음에 나머지 것은 바로 예술인데 이 예술이 과거에 주술이 예술로 변해가는 과정들이 신화적으로 잘 남아 있습니다. 그 흔적들을 찾아볼까요. 제가 볼 때는 이미지 제작자라고 부르죠. 왜냐하면 옛날 이미지 제작자들은 다 주술사였거든요. 그랬는데 그게 슬슬 오늘날의 예술가로 변하는데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 박재홍> 예술가의 세 가지 유형.
◆ 진중권> 첫 번째는 피그말리온형이에요. 두 번째는 다이달로스형, 세 번째는 제욱시스형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피그말리온은 신화 속에만 있습니다. 피그말리온은 신화적인 인물이거든요. 그다음에 다이달로스는 신화와 역사의 중간에 있어요. 그러니까 소크라테스의 책을 보면 그런 얘기가 나와요. 알키비아데스라는 제자가 있는데 알키비아데스의 조상은 다이달로스였고 그 위 조상은 헤파이스토스였다. 이거는 믿을 수가 없는데 다이달로스가 역사적 기록으로 남으니까 역사적 인물인 것 같은데 그 위에 조상으로 뭡니까? 헤파이스토스를 얘기하자 이건 분명히 신화적인 인물이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기록은 애매모호한 겁니다. 반면에 제욱시스 같은 사람은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었는지 기록까지 다 나와 있고 이 사람 작품까지 다 있거든요. 그래서 먼저 피그말리온형은 뭐냐, 주술사입니다.
◇ 박재홍> 피그말리온 사진 보여주세요.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
◆ 진중권> 피그말리온은 왕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뭡니까? 주술사고 조각가였어요. 왜냐하면 옛날에는 그렇잖아요. 아는 것이 힘이다, 지식이 권력이다. 그때 지식은 유일하게 주술이었기 때문에 주술사가 권력자가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단군왕검이 종교적 제사장이자 동시에 뭐였어요. 왕이었잖아요. 그럼 똑같은 겁니다. 그런데 이 피그말리온이 약간 속물이었어요. 세상의 모든 여자들과 관계를 해 봤는데 그중에 처녀가 없다는 거예요.
◇ 박재홍> 당시 그 상황에서.
◆ 진중권> 그래서 세상 여자들에게 다 실망을 해서 자기가 여자를 만들어 갖기로 해요. 그래서 상아로 조각상을 만들어서 깎습니다. 그리고 맨날 이 여자를 끌어안고 뽀뽀하고 포옹하고 맨날 그래요.
◇ 박재홍> 조각상.
◆ 진중권> 그리고 뭐죠? 아프로디테 신전에 가서 맨날 기도를 합니다. 신이시여, 나한테 저렇게 생긴 여자 하나만 달라고 맨날 기도를 하는데 어느 순간에 아프로디테가 그걸 딱 응답을 해요. 그 순간에 제단을 불을 펴놨잖아요. 이게 뱀의 혀처럼 3번 낼름낼름낼름 합니다. 그래서 기도를 마치고 작업장에 와서 또다시 뽀뽀하고 포옹하고 키스하고 난리를 쳤는데 이게 상아로 만들었잖아요. 차가운 건데 이 차가운 것이 갑자기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하고 딱딱한 것이 부드러워지더니 얘가 걸어나와서 사람이 됐다. 이게 갈라테이아 전설입니다.
◇ 박재홍> 전설 속의 이야기죠.
◆ 진중권> 그때 이건 모상이 가상의 뭐가 되는 거예요? 현실이 됐잖아요. 그러니까 두 번째 전설은 다이달로스인데 다이달로스는 바로 신화시대랑 역사시대의 경계선에 있습니다.
◇ 박재홍> 신화시대와 역사시대의 경계.
◆ 진중권> 다이달로스 같은 경우는 오늘날로 말하면 주술사이자 동시에 뭐냐 하면 엔지니어예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면 크레타의 미노스왕을 위해서 미로를 만든 사람 아닙니까? 건축자이자 온갖 발명품들을 만드는 사람이란 말이죠. 그래서 크레타의 미노스왕이 이 사람이 워낙 재주가 많으니까 잡아두고 싶었어요. 잡아두고 싶었는데 이 사람은 떠나겠다. 왕이 금지시킨 거고 그래서 아예 성에 가둬버리죠라고 했을 때 얘가 어떻게 탈출하냐 하면 새의 깃털들을 모아서 그걸로 날개를 만들어요. 날개를 만들어서 아들 이카루스죠. 같이 아들 어깨에도 날개를 달아주면서 뭐라고 얘기하냐 하면 이게 접합이 뭐로 돼 있느냐. 밀랍으로 접착을 했기 때문에 불에 약하다. 그러니까 하늘을 날되 너무 높이 날지 말아라. 그래서 태양 근처까지 가게 되면 태양열이 뜨거우니까 거기에 녹아서 밀랍이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어디 애들이 아비 말 듣습니까? 막 날아가다 결국 올라가서 너무 높이 올라가서 태양 근처까지 갔다가 녹아서 날개가 떨어져서 추락을 하죠. 이게 유명한 이카루스의 추락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커요.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 수 없잖아요. 그건 주술이죠. 그런데 날다가 떨어졌다. 이건 바로 주술의 시대는 이제 끝냈다.
◇ 박재홍> 상징적인 의미로.
◆ 진중권> 그래서 우리는 날기 위해서 비행기를 만들어야 돼요. 이런 시대가 된 거고요. 세 번째가 뭐냐 하면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인데 여기서는 아주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런 예술가형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겁니다.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는 아주 유명한 당대 화가 2명이었어요. 요즘 랩배틀하죠. 댄스배틀 하잖아요. 똑같습니다. 당시 그림배틀을 하는 거예요.
◇ 박재홍> 누가 더 그림 더 잘 그리나 이거 봐라 하면서.
◆ 진중권> 이거 그렇죠. 제일 먼저 제욱시스가 탁 그림을 그렸습니다. 파라시오스를 불러서 자기 아뜰리에로. 그런데 커튼을 딱 가려져 있는데 커튼을 딱 쳤더니 거기 뭐가 그려져 있냐 하면 한 소년이 포도를 먹고 있는 장면이 그러져 있어요.
◇ 박재홍> 지금 화면에 나가고 있어요, 제욱시스의 그림.
◆ 진중권> 그랬더니 그 순간에 새들이 포도를 따먹으려고 그랬다는 겁니다.
◆ 김성회> 비슷한 실화군요.
◆ 진중권> 비슷한 전설이 우리나라에도 있죠. 전 세계에 다 있어요, 전설이. 그게 아마도 마술시대에서 예술로 넘어오는 그 시기의 전설이 각국에 다 남아 있는 겁니다. 그랬는데 새가 저걸 먹을 수 있나요, 없나요?
◇ 박재홍> 못 먹죠.
◆ 진중권> 저건 가짜죠. 저건 가상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욱시스가 의기양양했던 겁니다. 봤지, 얼마나 똑같이 그렸으면. 좀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얼마나 극사실주의면 새들이 와서 따먹겠느냐. 그래서 이제 자네 그림을 보여주게. 그랬더니 파라시오스가 그럼 와 그런 겁니다. 딱 갔더니 아뜰리에 가니까 커튼이 딱 쳐져 있어요. 보게 그러는 거예요. 제욱시스가 황당해서 빨리 커튼을 치게, 뭐하나 그랬더니 씩 웃으면서 하는 얘기가 바로 그 커튼이 내가 그린 그림일세. 그 순간에 제욱시스가 졌다라고 하면서 뭐냐 하면 나는 새의 눈을 속였지만 너는 새의 눈을 속인 화가의 눈을 속였으니까라고 하죠. 이때는 완전히 가짜거든요. 피그말리온은 가상의 뭐가 됐나요? 현실이 됐잖아요. 현실의 여인이 됐는데 저 포도는 따먹을 수가 없어요. 가짜의 그림이고요. 저 커튼은 칠 수 없습니다. 그림에 불과한 거고요. 그래서 현실의 모방. 그래서 그때부터는 예술이 뭐가 되냐. 아름다운 가상 이렇게 변한 겁니다.
◇ 박재홍> 세 가지 포인트로 예술을 바라보는 3단계.
◆ 진중권> 마지막 하나 더 볼까요.
◇ 박재홍> 마지막 사진.
◆ 진중권> 회화의 기원이라는 또 전설이 있습니다. 플리니우스라는 사람의 책에 나오는 얘기인데 도대체 회화라는 게 어떻게 시작됐는가. 사실 우리는 알고 있잖아요. 알타미라 동굴벽화부터 굉장히 오래된. 그리스 때에는 그런 고고학적 지식이 없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했냐 하면 옛날에 한 연인이 있었어요. 연인이 있었는데 그 연인의 남자가 먼 길을 떠나게 돼 있는 겁니다. 아마도 전쟁터로 나가게 된 것 같아요. 당시에는 사진도 없었죠. 그림도 아직 없었던 시대예요. 그런데 여자가 남자가 보고 싶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생각 끝에 뭐를 했냐 하면 출전하기 전날 남자를 갖다 벽 근처로 끌고 갑니다. 앞에 앉혀놓고 촛불을 켜요. 그랬더니 촛불이 벽에 비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실루엣이 나오죠. 그래서 그 실루엣을 따라서 그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원래 전설에 따르면 여인의 아버지가 또 세라믹 도공이었대요. 세라믹으로 부조처럼 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언제라도 떠났지만, 애인이 떠났지만 언제라도 자기가 보고 싶을 때는 애인을 볼 수가 있었다라는 겁니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 애인이 있죠. 그걸 뭐라고 그래요? 영어로 프레젠트. 이제 내일이면 떠나죠. 뭐가 돼요? 앱슨트가 되죠. 그런데 그림 때문에 다시 있죠. 그럼 뭐가 돼요. 리프리젠트. 그래서 흔히 예술을 재현이라고 했을 때는 원래 의도는 없는 사람을 다시 있게 한다는 굉장히 강한 의도가, 강한 뜻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이것이 이제 현대예술까지 2000년도에 들어오게 되면 1900년대부터는 완전히 예술이 다른 방향으로 나가지만 1900년대까지 고전예술의 원리는 바로 저거였다는 겁니다. 아름다운 가상이고 그 가상은 현실의 재현이다. 이런 식으로 예술이 성립했다.
◇ 박재홍> 재미있어요.
◆ 진중권> 학생들은 왜 이렇게 재미없어하는지.
◇ 박재홍> 재미있어요.
◆ 진중권> 핸드폰 보고 있고.
◇ 박재홍> 내가 뭐랄까, 알차네요. 마치 대학 시절로 돌아가서 되게 인기 있는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에요. 1부 때 탄핵 사면 얘기했을 때보다 동시접속자가 더 많아졌습니다.
◆ 진중권> 당신의 지식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요. 전형적인 사기꾼이네. 아주 호평을 달아주셨습니다. 원래 예술가가 사기꾼이거든요.
◇ 박재홍> 그래요?
◆ 진중권> 폴리 뭐라고 하더라. 폴리메카니쿠스. 원래 메카닉이라는 말이 자연을 속인다는 거예요. 원래 인간은 날 수 없는데 자연을 속여서 날잖아요.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 박재홍> 미학오디세이 58페이지에 이런 말이 있어요. 예술은 마술이었으며 예술가는 마술가였으니까. 하지만 예술이 가상이 되는 순간 예술가는 이 마법의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구절이 있는데. 그럼 말씀하신 그런 맥락으로 이해를 하면 되는 거군요.
◆ 진중권> 마법의 힘은 잃어버리죠. 최근에 들어와서는 예술의 정의가 달라져서 예술이 그저 있는 것을, 있는 것을 재현한다는 예술 관념이 20세기 들어오면 깨집니다.
◇ 박재홍> 리프리젠트가 아니라.
◆ 진중권> 아직 없는 것을 있게 하고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하는 것. 렛 비, 렛 씨. 예를 들어서 옛날에 영국 사람들은 영국 하면 떠오르는 게 뭐예요? 런던 하면 떠오르는 거 풍경. 안개잖아요. 항상 그림을 그려도 안개를 안 그렸거든요. 안개가 없는 깨끗한 날씨의 풍경만 그렸단 말이에요. 그런데 터너라는 사람이 안개를 처음 그렸거든요. 그때 사람들은 최초로 안개를 보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안개라는 걸 최초로 보게 됐다는 거죠.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 이게 예술의 힘이고 또 하이데거 같은 사람은 그렇게 얘기를 해요. 그리스의 신상들 있지 않냐. 이 신상이라는 게 그러면 재현이냐 이미 있는 사람들을 베낀 거냐.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스인들은 신이 있기 때문에 신을 본 사람이 있어요? 없는데 어떻게 재현하느냐. 그게 아니다. 그리스인들은 신상을 만듦으로써 비로소 신을 존재하게 했다라는 거죠.
◇ 박재홍> 레쓰 비, 레쓰 씨.
◆ 진중권> 그러니까 신상을 만듦으로서 그리스인들이 사실 올림푸스의 신들 빼면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올림푸스의 신은 말씀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기독교처럼 이미지로 존재해요. 다 신상, 건축 이런 걸로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그리스 민족에게 올림푸스의 신들 빼면 뭐가 남아요? 하나도 안 남잖아요. 그런데 바로 그런 민족적인 삶의 세계를 예술이 세웠다. 이게 바로 하이데거의 생각이죠.
◇ 박재홍> 유쾌한 미학자 CJK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 굉장히 청취자가 열광적이어서 연정 님은 엄청 보람찬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하하하 하시면서 약속이 없으신 분이에요. 달려라 모닝님은 진중권 교수님의 강의 쏙쏙 들어온다고 정치 얘기하실 때는 굉장히 날카로우시던데 쏙쏙 들어오는 강의. 그리고 우리 옴닐님은 진 작가님의 책 어렵지만 존경한다라는 말씀 주셨고요.
◆ 진중권> 그리스 로마신화 많이 봤는데 신이 사람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실망스러웠어요. 이거 당연한 겁니다.
◇ 박재홍> 그런가요? 당연합니까?
◆ 진중권> 왜냐하면 다신교잖아요. 다신교는 어떤 거냐 하면 그 다신교의 신들은 제가 생각할 때는 청동기 시대의 영웅들이에요. 청동기 시대의 영웅들이고 그때는 법이 없었어요. 신이 곧 법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옳고 그름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우월함의 철학입니다. 우월함. 보통 사람보다 우월함, 비범함.
◇ 박재홍> 탁월함.
◆ 진중권> 탁월함 그러면 그 사람은 신이 돼요. 일본 같은 경우 보면 술 잘 마셔도 신이고 전쟁터 나가서도 신이고 뭔가.
◇ 박재홍> 잘하면 압도적이면.
◆ 진중권> 낫다 하면 신이다라는 문화가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의 신화 신들을 보면 완전히 난장판이잖아요. 우리가 갖고 있는 도덕 이런 거 없습니다. 도덕 이런 것은 나중에 생기고요. 그래서 철학이 등장하면서 그때 철학자들이 그걸 비판을 해요. 신들이 너무 난장판이다. 그때는 뭐라고 생각했냐 하면 우리가 일신교라는 관념이 생깁니다. 신은 완전한 자고 모든 인간의 모범이 돼야 하는데 신을 왜 저렇게 묘사하느냐. 그래서 플라톤 같은 사람은 뭐라고 얘기했냐 하면 그렇기 때문에 검열해야 한다. 극작가들이 신들을 너무 난봉꾼으로. 아폴론 같은 경우 보세요. 맨날 연애하고 자기 연애하던 사람들은 다 뭡니까? 죽게 만들고 그다음 제우스도 그리스 신화 보면 맨날 천재지변이라고 그러나. 아니면 이상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데 갑자기 그냥 껌껌해진다든지 갑자기 안개가 낀다든지 그럴 때는 제우스가 바람피는 거잖아요. 이런 신의 모습들을 보고 애들이 뭘 배우겠느냐라고 해서 플라톤 같은 사람들은 검열해야 한다고 했을 때 플라톤이 갖고 있는 신 관념은 다른 거죠. 이거 도덕이고 도덕의 상징이고 윤리의 상징이고 진리의 상징인 그런 신. 그런데 지금 그리스 신화라는 건 신화시대잖아요. 신화시대의 이 신들은 청동기 시대 영웅들입니다. 말하자면 어떻게 보면 깡패들이죠. 당연한 겁니다, 그건.
◇ 박재홍> 빨간머리 앤이 빨리 진중권 교수님이 학교로 돌아오셔서 이전 모습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주셨고요.
◆ 진중권> 감사합니다.
◇ 박재홍> 동백해세빈님은, 진짜 월간 진중권을 강추한다는 말씀을 주셨는데 이 와중에 양파님은 김성회 소장님 다음번에는 지구과학 전공하셨던데 지구과학 강의를 해 주시면 어떻겠냐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김 소장님.
◆ 김성회> 안 됩니다.
◇ 박재홍> 왜 그렇습니까?
◆ 김성회> 그거는 입학을 했을 뿐이고 제가 지구과학에 누를 끼칠 순 없습니다.
◇ 박재홍> 그런가요.
◆ 김성회> 그럼요. 교수님이 지금 이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불쾌하실 거예요. 네가 뭐를 안다고.
◇ 박재홍> 청취자님들께서 즐거워하시는 것 같아요. 진중권이 진중권했다. 굉장히 많은 말씀주시고 계시는데요. 유쾌한 미학자 CJK님과 함께하는 한판클라스 오늘 진중권 작가님의 미학특강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데요. 청취자 질문들을 좀 받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쉬운 질문부터 해 볼까요. 좀 어려운 질문부터 해 볼까요. 아니면 쉬운 질문부터 할까요? 홍사2님이 미학을 공부하게 만든 작품 혹은 작가를 알고 싶다라는 말씀주셨는데. 그냥 미학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 진중권>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서 했는데 속았다 이런 느낌은 앗, 속았다고요.
◆ 김성회> 철학 쪽 공부하겠다는 생각은 있으셨던가요?
◆ 진중권> 아무 생각 없었어요. 미학이 철학의 일부라는 것도 모르고 들어갔고 들어가서 알게 된 거고.
◆ 김성회> 그냥 아름다움을 공부하고 싶었다고.
◆ 진중권> 그런데 너무 재미없어요, 사실은. 그래서 제가 욕을 많이 먹는데 보통 서울 미학과에 면접보러 와서 왜 미학하게 됐냐고 하면 다 미학오디세이를 읽고 왔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저 책을 읽을 때 너무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와 보니까 하나도 재미없다. 철학이거든요, 실제로는.
◇ 박재홍> 그러니까요. 좋아요. 그다음 전호영님은 아름다움의 기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무엇인지요라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을 주셨는데요. 아름다움의 기준, 미의 기준이라고 해야 되나요, 이걸?
◆ 진중권> 어렵죠.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객관주의하고 주관주의가 있거든요. 객관주의는 아름다움이라는 건 정말 객관적인 사물의 속성이다. 거기서 나온 게 황금분할 이런 거예요, 황금비율 이런 거다라고 하는데 어떤 문화에서 황금분할이 아름답지만 우리나라는 뭘 갖고 있냐. 금강비라는 걸 갖고 있거든요.
◇ 박재홍> 금강비.
◆ 진중권> 달라요. 그래서 사실 아름답다라는 건 사물이 갖고 있는 객관적 속성은 아닌 것 같고 사물과 인간의 관계적 속성인데.
◇ 박재홍> 좋네요, 관계적 속성.
◆ 진중권> 관계 속에서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인류가 멸망을 했어. 꽝 중성자탄이 터져서 멸망을 한 다음에 이게 폭탄이 뭐냐 하면 인간만 죽이는 폭탄이야. 그래서 인류가 멸종했을 때 그때 지구도 아름다울까. 그때도 아름다움이 있을까. 그러니까 대답은 그때는 아름다움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걸 봐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관계적 속성이라는 거죠. 그래서 대표적인 건 아마도 여러 가지가 특히 사람과 관련해서 사람 평가할 때 잘생겼니 못생겼니 평가할 때 여러 가지 기준이 있는데 하나는 그런 거예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의 표상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못 먹고 못 살았을 때는 루벤스 그림 보면 여성들이 다 풍만하잖아요. 요즘 같으면 그걸 보고 비만이라고 그럴 겁니다. 막 빼려고 하는데 그때는 그게 표상이었고요. 그다음에 영양문제가 해결되면 오히려 살찐 것은 아름다움이 아닌 거예요. 오히려 부자들은 자기 몸관리를 하잖아요. 날씬한 몸매가 인정을 받기도 하고. 옛날에는 또 뭐였냐 하면 하얀 피부. 얼굴 하얀 게 미의 표상이었는데 그건 왜냐하면 일을 안 한다는 거거든요. 상류에 속한다는 거고 까만 피부라는 건 일하는 사람들이었잖아요. 그러다가 또 바캉스니 뭐니 이러면서 하다 보니까 이제는 자기 돈 내고 선탠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런 것도 있고 그래서 다양한데 일반적으로는 많은 가설이 있는데 아주 복잡합니다. 그런데 그중에 하나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의 표상.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외모가 상당히 서구적으로 변해가잖아요. 만약 그런데 서구 사람들이 못살았다고 하면 어땠을까. 결코 그러지 않았을 거라는 거죠. 그래서 그게 하나의 유력한 가설 중의 하나입니다.
◆ 김성회> 유력한 가설을 듣고 있는 제 머릿속에는 계속 정우성의 얼굴이 떠오르는데 이렇게도 저렇게도 그 사람은 잘생겼다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 진중권> 나는 세상에서 부러울 게 하나도 없거든요. 아무도 안 부러워요. 이재명도 안 부럽고 윤석열도 안 부럽고 그다음에 이재용도 안 부럽고. 정우성은 부럽다. 내세에 나도 저렇게 한번 태어나보면 좋겠다.
◇ 박재홍> 하루라도 정우성이랑 살아보고 싶다.
◆ 진중권> 지나가면 여자들이 이렇게 고개 돌려서 그런 느낌은 어떨까 이런 걸 좀 느껴보고 싶어요.
◇ 박재홍> 충격적이네요. 다들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다는 게.
◆ 김성회> 한판클라스에 정우성 씨를 한번 초대해서.
◇ 박재홍> 그럼 우리 CBS 직원들 퇴근 안 하고 다 여기저기 한판클라스에 오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까 작가님 말씀하신 관계적 속성이라는 개념 굉장히 유용하네요. 결국 사랑도 결국 관계적 속성이네요. 사랑도 관계 속에서 생각하고.
◆ 진중권> 모든 게 그렇죠. 보통 과학자들이, 과학자들은 사실은 전제조건이 많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자꾸 그걸 사물의 객관적 속성인 양 접근하거든요. 그러면 저는 아니다. 그렇게 실험설계하면 나올 거 없다, 나올 것 없다라고 보통 얘기해 주죠.
◇ 박재홍> 그렇군요. 사회적 바람직한 표상 이런 부분도 있고요. 1272님은 미학오디세이 읽은 분이세요. 미학에서 감정이입이라는 개념 매우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감정이입이라는 게 뭐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어떻게 작용됩니까 이런 질문.
◆ 진중권> 감정이입이라는 것은 사물이죠. 아무런 생명이 없는 사물에까지 자기 감정을 넣는 거. 예를 들어서 우리가 노을이 슬프다라고 할 때 노을이 슬플 수는 없잖아요. 내 감정이 거기에 들어간다는 거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은 감정이입과 추상충동이라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이집트의 미술 같은 걸 보세요. 되게 패턴화돼 있죠. 항상 똑같죠. 그리스 조각들 보면 하나하나 다르고 다 생동적이잖아요. 정말로 방금 살아나올 듯한 모습들을 갖고 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설명하냐 하면 보통은 자연환경이 인간한테 아주 호의적인 곳에서는 사람들이 감정이입 충동이 발달한대요. 그래서 내가 이걸 한 번 더 갖고 싶어 하고.
◇ 박재홍> 자연환경이 인간에게 호의를.
◆ 진중권> 지중해가 그렇잖아요. 날씨가 온화하고 밀이 잘 자라고 포도가 나고 이런 데서.
◇ 박재홍> 젖과 꿀이 흐르는 땅.
◆ 진중권> 저걸 한 번 더 갖고 싶어한다. 여러분도 그렇잖아요. 어떻습니까? 음식점에 가서 음식 시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뭐예요?
◇ 박재홍> 사진을 찍고.
◆ 진중권> 한번 더 갖고 싶어하잖아요. 그런 식의 충동을 갖는다고 합니다.
◇ 박재홍> 사진 찍는 게 속물적인 게 아니고 내재돼 있는 거네요.
◆ 김성회> 찍어서 한번 갖고 그걸 또 SNS에 올려서 과시하고.
◆ 진중권> 그게 사실 17세기에 네덜란드 보면 정물화라는 게 있잖아요. 보통 사람을 왜 그려. 정물화라는 게 네덜란드가 자본주의가 일찍 발달했죠.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기독교에서는 소유물은 나쁜 거라고 하는데 소유욕은 나쁜 거라고 가르쳤는데 거기에서는 뭐라고 그러냐. 아니다. 이건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고 그 직업은 하느님이 맡기신 소명이고 내가 그 일을 열심히 했다는 건 하느님의 뜻에 충실히 살았다고 하는 거고 그걸 통해 갖게 된 부는 자랑스러운 거다. 한번 더 갖고 싶어 그래서 한번 더 정물화가 발달하거든요. 그때도 있었던 거고요.
◇ 박재홍> 재미있네요, 정밀화의 기원.
◆ 진중권> 또 하나 추상충동은 뭐냐 하면 자연환경이 적대적일 때. 사막 같은 데 있잖아요. 사막 같은 데 딱딱 떨어지면 오리엔테이션이 없죠. 이럴 때는 사람이 추상충돌이 발달하는 겁니다. 그래서 보통은 거기다 피라미드를 딱 세워놓잖아요. 이게 뭐냐 하면 점을 하나 딱 찍어놓잖아요, 가운데다가. 그러면 원이 파악이 됩니다. 왜냐하면 원이라는 게 존재가 뭐냐 하면 그 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 이렇게 되잖아요. 그래서 그걸 딱 해놓게 되면 사실은 그걸 중심으로 모든 자연환경이 파악되고 오리엔테이션이 생겨버리잖아요. 그다음에 뭡니까? 이집트 같은 경우에는 계속 나일강이 범람해요. 그래서 땅의 경계가 매일 변합니다라고 했을 때 모양은 다 변했는데 불변하는 걸 찾아야 돼요. 그게 뭐겠습니까? 면적이죠.
◇ 박재홍> 면적.
◆ 진중권> 그렇죠. 그러니까 기하학이 발달하는 거고 그래서 그렇게 기하학이 발달하고 이런 나라에서는 당연히 패턴이 사람의 개별적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형을 패턴화해서 표현하는 게 발달하게 된다는 거고요.
◇ 박재홍>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네요. 사고의 패턴도 약간 좌우할 수 있고.
◆ 진중권> 그래서 현대예술 들어오면 추상예술이 발달하잖아요. 그건 바로 뭐냐 하면 현대 사람들이 이 사회에 대해서 적대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죠.
◇ 박재홍> 그렇군요. 시사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이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분명히 알 수 있겠네요.
◆ 진중권> 저는 정치인들이 하는 홍보프로그램 있잖아요. 이것은 봐도 대충 알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재명 캠프 가끔 비판하잖아요. 그랬던 게 그런 거였습니다. 그걸 탁 보게 되면 정치적인 진보하고 미학적 진보가 같이 가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하는 정치프로그램, 홍보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문화적인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그 사람들의 정치적인 속성을 알 수 있어요.
◆ 김성회> 최근에 생각나신 정치 포스터 중에 미학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포스터가.
◆ 진중권> 없어요, 하나도 없어.
◆ 김성회> 단연코 없다.
◇ 박재홍> 다른 나라 캠페인에서 혹시 눈에 띄거나 기억나시는.
◆ 진중권> 없어요. 지금은 전반적으로 문화가 다운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노무현 초기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때 정말 얼마나 발랄했습니까? 그때는 바로 뭐였냐 하면 그 웃음 자체가 그 웃는 코드 자체가 진보적이었어요.
◇ 박재홍> 후보자의 웃음.
◆ 진중권> 사람을 갖다 풍자하고 조롱하는데 풍자하고 조롱하는 게 우리가 극복해야 할 낡은 가치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나오는 것은 상대 후보한테 악마의 이미지를 씌우기 위한 것들이에요.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이 당이나 저 당이나 사실은 문화적으로 후퇴했다는 것은 사실 우리 사회가 상당히 보수화 사실은 우경화됐다는 걸. 이렇게 얘기하면 우 쪽에서 싫어하는데 약간 극우화 내지는 극좌화라고 하죠. 극단화돼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죠.
◆ 김성회> 우리 1002님이 관련한 질문일 수도 있겠는데 다른 질문을 하신다고 하면서요. 작가님은 미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꼭 연구해 보고 싶은 다른 학문이 있었나요.
◆ 진중권> 원래는 사학 쪽이었고요. 고고학 있죠. 그걸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저번에 이기환 기자 모셨잖아요.
◇ 박재홍> 그때 무령왕릉.
◆ 진중권> 그게 재미있거든요. 이만한 거 하나 나오면 사실 하나의 문화세계를, 생활세계를 다 구성할 수 있거든요. 예컨대 뭐가 딱 나왔다. 그 재료가 청동기 금속문화네. 그다음에 여기 동물문양이네 그럼 스키타이문화이고 북쪽에서 왔네부터 이거 하나 가지고 막 재구성하는 거 있잖아요. 너무 재미있어요, 이런 것들이. 그다음에 또.
◆ 김성회> 일관되게 돈이 안 되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 진중권> 우리 아들이 지금 그래서 걱정입니다.
◆ 김성회> 뭘 전공을 하고 싶어하세요?
◆ 진중권> 걔는 끄적끄적하면서 예술이라는 걸 하고 싶어 하는데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뭐냐 하면 내가 졸업해도 생활비 정도는 줄 수 있는 거 아니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턱도 없는 소리야.
◆ 김성회> 예술을 할 테니 생활비는 아빠가 줘라.
◆ 진중권> 턱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그랬죠.
◇ 박재홍> 모든 아빠가 하는 고민을 똑같이 하고 계시는군요.
◆ 김성회> 쏜님이 한 질문 이것도 하고 싶은데 작가님 저번에 스스로 저 귀엽지 않나요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 작가님 스스로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때가 있으신지요?
◇ 박재홍> 이분은 정말 애청자셔. 그러니까 모든 한마디 한마디 안 놓치는 분이야.
◆ 진중권> 솔직히 말할까요.
◇ 박재홍> 솔직히 말해 주세요. 아무도 듣는 사람, 우리 둘만 듣고 있어.
◆ 진중권> 개인적 버전과 공식적 버전이 있는데 개인적 버전은 아침에 세수할 때 제일 짜증나거든요. 얼굴 딱 보면 이생망이다. 옛날에 우리 어머니가 갑자기 걸레질을 하시다 말고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세요. 그래서 내가 또 왜요 그랬더니 내 속으로 낳은 새끼지만 이렇게 못생겼냐.
◇ 박재홍> 어머님이? 그럴 리가 없어. 너무 사랑하셔서 했던 말이야.
◆ 진중권> 그랬던 기억이 나고요. 공식적으로 뭐라고 그러냐 하면 그건 사람들이 미감이 아직도 19세기적이다라는 거죠. 20세기의 미감은 뭐냐 하면 사람들은 그렇잖아요. 미의 기준이 먼저 있고 그 미의 기준에 자기를 맞추려고 하잖아요. 그건 19세기적인 거고 20세기 이후부터 현대는 뭐냐 하면 자기를 관철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제가 미남이라고 하고 다니거든요. 그러면 처음에 미남이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막 웃어요. 계속 얘기합니다. 그럼 나중에는 웃지도 않아요. 계속 얘기합니다. 나중에는 알았어, 알았어 그러면서 최초의 긍정을 합니다. 계속 그렇게 세뇌를 시키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혹시 잘생긴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 김성회> 괴벨스식 논법 아닙니까?
◆ 진중권> 원래 예술이라는 게, 현대예술이라는 게 인정투쟁이에요.
◇ 박재홍> 인정.
◆ 진중권> 인정투쟁이고 자기 논리를 갖다가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였을 때 생각해 보세요. 변기에다 사인한 거 그때는 웃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20세기 최고의 예술 작품이거든요, 변기에 사인한 거. 관철시켰잖아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주어진 사회적 기준에 맞추지 말고 자기 기준으로 사회적 미의 기준을 바꾸려는.
◆ 김성회> 뭔가 20세기부터는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그 행위 혹은 작품 설명을 누가 더 잘하느냐의 싸움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 진중권> 맞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코드와 메시지라고 그러잖아요. 보통은 코드를 공유하고 미의 기준을 공유하고 거기서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내고 이런 게 있었는데 그게 옛날 예술이고요. 20세기는 코드 자체를 만들어내요, 새로운 코드를. 그러니까 대중들은 이해가 안 되죠. 그러니까 욕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10년, 20년, 30년, 40년 되면 대중들이 그걸 이해를 하게 되잖아요. 요즘은 피카소 그림 같은 거 추상적인 작품들 대중들도 다 좋아하잖아요. 바꿔놓은 거잖아요. 코드를 만드는 사람이 미술사에 남는 겁니다. 그러니까 피카소, 브라크처럼 그리는 사람들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거기서 미술사에 실리는 사람들 몇 안 되죠. 코드를 만드는 사람들이 남는 거죠.
◆ 김성회> 최근에 코드를 만드는 사람들, 그런 미술가들 이런 분들 추천 좀 해 주실 수 있습니까?
◆ 진중권> 그게 21세기에 들어오면 상당히 보수로 또 터닝을 해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많은 작가들이 있죠. 그런데 예를 들어서 요즘 잘나가는 작가들 있죠. 데이비드 호크니도 있고 또 떠오르는 굉장히 많은 작가들이 있는데.
◇ 박재홍> 솔비님?
◆ 진중권> 솔비는 조금 다르고요. 굉장히 많은 작가들이 있습니다. 사진도 있고 등등등. 이분들 같은 경우에는 어떤 코드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런 거예요. 옛날에는 회화가 따블로라고 하죠. 따블로가 중심이잖아요. 그런데 20세기에 들어오면 세계를 갖다가 육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뭘 통해서 하냐 하면 렌즈를 통해서 해요. 카메라를 통해서 하거든요. 그래서 그걸 한 게 누구냐 하면 앤디 워홀 같은 사람이에요. 사진, 영화.
◇ 박재홍> 그 얘기는 미학특강 2에서 저희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너무 재미있는데 끝마무리 해야 되겠어요. 우리 진중권 작가님 본 캐릭터 미학특강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