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식당이든 카페든 격리해제확인서를 보여줘도 무슨 의미인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정부 방역지침을 찾아서 일일이 보여주고 설명해야 한다"며 "이렇게 진땀 빼면서 설득할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와 같은 '미접종 완치자'들은 격리해제확인서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카페·식당·회사·병원 등 시설에서 격리해제확인서의 효과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미접종 완치자에 대한 거부감에 이들을 꺼리기 때문이다.
미접종 완치자를 거부하는 시설들은 방역지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강남구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미접종 완치자 A(39)씨는 "식당에 가서 격리해제확인서를 보여줄 때마다 '처음 본다'는 직원들이 많았다"며 "PCR 검사 확인서와 혼동하는 경우도 많아 '48시간 이내냐'고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카페와 식당에서는 미접종 완치자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미접종 완치자 구모씨는 격리해제확인서를 보여주고 정부 지침을 설명했음에도 카페에서 쫓겨난 경험을 토로했다.
구씨는 "카페를 이용하는데 평소에는 이용할 수 있었지만 어느날 다른 직원이 오더니 '미접종자는 이용할 수 없다'며 나가달라고 했다"며 "격리해제확인서는 백신 접종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를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 자체가 불쾌하고 민망했다"며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지침에 맞게 불편을 감수하겠다는데도 이러는 것은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미접종자도 지침에 따라 이용 가능하다고 밝힌 종로구의 한 식당 직원은 이들을 거부하는 다른 식당에 대해 "솔직히 지침을 자세히 알지 못해서 (손님들이) 알아서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는 것만 보게 된다"며 "특히 바쁜 시간에 그런 것을 하나하나 다 확인하기가 어려워 받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격리해제확인서 등을) 그냥 핸드폰으로 찍어서 보여주면 어떻게 믿겠나"고 덧붙였다.
특히 미접종 완치자들은 코로나19에 걸렸던 이력이 밝혀지는 이른바 '코밍아웃'이 강요된다며 부담스러워했다. A씨는 "굳이 코로나19에 걸렸던 경험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며 "이렇게 확인서 보여줄 때마다 다시 상기시키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카페·식당을 넘어 다니던 회사에서도 미접종 완치자들을 '차별'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30대 B씨는 코로나19 확진 후 자가격리를 마친 뒤 회사에 복귀하기위해 격리해제확인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회사는 '이 서류가 어떤 효력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환자가 격리해제확인서를 지참해도 진료를 거부하는 일부 병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지난 23일 정부는 일선 병원에 "격리해제자에게 음성확인서를 요구하며 진료를 거부하면 의료법 위반"이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미접종 완치자들도 백신 접종자와 유사한 정도의 항체를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백신 접종이나 완치자나 유사한 정도의 항체를 보유해 백신을 맞은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미접종 완치자도 격리해제확인서처럼 종이로 따로 확인하지 않고 백신 접종자와 똑같이 활용할 수 있는 앱 등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