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다오치에( 一刀切)로 불리는 중국 특유의 묻지마 형식주의와 관료주의가 논란이 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차로 두시간 거리에 있는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산하이관구에 있는 600년 된 고성( 古城) 안에는 4300여 채의 주택이 있다. 이 중 약 1700여 채에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며 겨울을 나지만 생활형편이 안좋은 노인들이 사는 단층집이 많다. 중앙집중식 난방을 공급받는 집은 265곳에 불과하다.
지난 17일 이 곳의 최저 기온은 영하 8도로 올 겨울 들어 가장 날씨가 추웠다. 낮 12시에 중국 취재진이 온도계를 들고 다니며 각 가정의 실내 온도를 쟀는데 대부분 10도 이하였다. 5도에서 7도인 곳도 있었다.
방에는 전기 난방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온열기구인 라디에이터가 있지만 효율이 떨어지고 전기 소비만 많은 돈 먹는 하마여서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게 이 곳 주민들의 얘기다.
그렇지만 지방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전기난방의 효율은 떨어지고 비용은 비싸다 보니 한 겨울을 냉골에서 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산하이관구가 발표한 청정난방 관련 공문에는 나무를 때서 난방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고성 마을 내에 대기질 측정 지점이 있다 보니 땔감 난방은 안 된다는 구두지시가 내려졌고 이게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의 상황이 어떻든지 상관없이 규정 등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일컫는 '이다오치에'는 중국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공무원들이 업무 중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지방 하부 단위로 내려가면서 엄격해져 휴일에도 술을 한 방울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지침으로 변질된다.
명절 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는 중앙정부의 권고는 말단 행정 단위인 촌에서는 외부에서 온 사람에 대한 사실상의 감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