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올해 두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가 하면 내년초에 또 다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등 이제 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본격적인 금리인상기가 도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4~15일 열린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돼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있다"면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현재의 2배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자 지난 11월부터는 매달 150억달러씩 매입 금액을 줄이는 테이퍼링에 착수했고, 이번에는 매입 축소 규모를 매달 300억달러로 늘이기로 결정한 것. 이에따라 당초 내년 6월로 예상됐던 테이퍼링 종료시점이 내년 3월로 단축된다.
테이퍼링 종료 이후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 확실시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 시기에 대해 "테이퍼링이 끝나면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FOMC 이후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의원들이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3차례씩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3년 만이다. 영국은 코로나19 델타변이에 이어 오미크론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치에 이르는 등 경기회복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전염병 보다 무서운 '인플레이션' 앞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상 처음으로 0%대로 금리를 인하했던 한국은행은 지난 8월과 11월에 걸쳐 두차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제로금리 시대와 결별했고, 내년 1월이나 2월에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벼르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 통화당국과 한국은행이 오미크론변이 출현과 중국 헝다그룹 파산 등 경기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굳히면서 향후 시장금리 역시 지속적으로 우상향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픽스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데 이에따라 KB국민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음날부터 3.85~5.05%로 상승하는 등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5%를 웃돌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코픽스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지난해 6월 기준 KB국민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26~3.76%였다.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현재진행형이지만 1년 6개월 동안 금리 하단은 1.59%, 상단은 1.29% 높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대출 기준으로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p 오를 때 전체 가계대출 이자는 11조 8천억 원,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 2천억 원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제 막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금리는 중·장기에 걸쳐 더욱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투자 전규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 연준 점도표 상 2022년 금리 인상 횟 수는 기존 한 번에서 세 번으로 늘어났고, 연준위원들은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세 번과 두 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으로 긴축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에 앞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도 내년 최소 2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 연준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횟수도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