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두세 달 전과 비교하면 거의 2배나 폭등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기반 상장지수펀드 거래가 이뤄지면서,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수단으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제도권'에 진입했다는 상징성이 있었다. 가상화폐 거래의 안정성이 높이 평가될 수밖에 없었던 점, 전 세계적인 높은 유동성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국내외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새 무려 20% 이상 폭락해 지난 10월 초 이후 처음으로 5600만 원선까지 떨어졌다.
이후 5, 6일 이틀간 저가 매수세 유입을 통해 어느 정도 낙폭을 만회하는 듯 보이다 다시 등락을 반복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불안함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외신들은 일단 지난 주말 갑작스러운 급락의 이유로 '멍거 효과'를 들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의 측근 멍거 부회장은 지난 3일 호주에서 열린 한 금융 세미나에 참석해 "영어권 문명이 가상자산과 관련해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어떤 식으로든 이런 미친 호황에 참여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암호화폐를 금지한 중국인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 때문에 가상화폐 10억 달러어치가 손해를 감수하고 싼값에 팔렸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급락 이후 계속되고 있는 변동 양상은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이 있다.
우선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세계로 확산되자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인 가상화폐부터 흔들린다는 것이다.
또 오미크론 발 충격파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테이퍼링 조기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며 예상보다 더 빠른 금리 인상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역시 매도세를 키우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소유한 코인을 담보로 코인 가치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대출을 일으켜 재투자를 하는데,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담보 가치가 하락해 일정 수준의 담보율에서 강제청산되는 원리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은 "미국의 테이퍼링 논의 가속화, 오미크론 등 세계 경제 환경의 영향도 있지만, 최근 급락은 강제청산으로 인해 하락세가 부추겨지는 등 인위적 시세조정도 있었다고 본다"며 "연말까지 (큰 틀에서) 우상향 곡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