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결심 배경을 '위기감'이라 정리할 수 있다. 선대위 구성 원칙과 인선 문제로 국민의힘이 한 달 가까이 내부 갈등 때문에 공전하자, '윤석열 카드'를 정권교체의 상수로 여겨 왔던 김 전 위원장이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나섰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야권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결국 윤 후보를 돕기는 할텐데, 자리 하나 비운 채 선대위 인선을 다 마무리해놓은 상태에서 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윤 후보의 정치력이 계속 논란이 되고 더 늦으면 정권교체를 위한 드라이브를 실기하겠다는 판단에 조건이 충분치 않음에도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윤 후보 주위에서 경선 승리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선 멤버와 선거 운동 방향을 유지하면 된다"는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실무형 선대위를 통해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을 비상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김 전 위원장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전환에 가속도를 붙인 건 윤 후보와의 갈등 끝에 '당 대표 잠행'이라는 유례 없는 강수를 둔 이준석 대표였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윤 후보와의 만찬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해소할 수 있는 일종의 '치트키'로서 김 전 위원장 합류를 들었다고 한다.
일관되게 "일할 환경을 만들어야 간다"고 요구했던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직할 조직인 총괄상황본부를 얻음으로써, 이미 선대위 체제를 마무리한 윤 후보의 권위 손상을 최소화하며 실리를 챙겼다. 금태섭 전 의원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합류가 확실시된 가운데 정태근 전 의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 윤희석 전 대변인 등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선의 주요 키워드로 '코로나 이후의 대한민국',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우며 중도층 공략을 위한 의제 설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당사에 나와 윤 후보와 대선 어젠다, 공약 개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이 가장 중요시할 과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일부 사회계층이 경제적으로 황폐한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일차적으로 어떻게 조기에 수습할 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