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안전이 우려되는 가운데 당국은 곰을 자극하지 않고 가급적 생포하기 위해 대대적인 '몰이식'에서 소규모 '추적식'으로 수색방법을 전환했다.
생포와 사살 기로…'남은 1마리' 수색 집중
1일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시에 따르면 곰 포획단은 지난달 22일 처인구 이동읍에 있는 농장에서 탈출한 곰 5마리 중 2마리를 생포, 2마리는 사살, 나머지 1마리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포획단은 곰 탈출 직후엔 50명이 넘는 포획단과 수색견 20여 마리를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여 첫날 3마리를 발견했고, 이튿날 처인구 호동 한 야산에서 추가로 1마리를 찾아냈다.
다만 마취총을 맞고도 쓰러지지 않거나 수색견이 짖는 소리에 놀라 돌발 행동을 한 곰 2마리는 그 자리에서 사살됐다.
포획단은 추가 사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등의 우려를 의식해 수색 전략을 보다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전환했다.
대규모 인력과 수색견을 동반하지 않고, 소수가 은밀히 추적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
굶주림과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예민해진 곰이 자칫 위협적인 반응을 보여 또 다시 죽임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와 용인시 공무원, 엽사 등 30여명 규모로 축소된 포획단은 주·야간 팀을 나눠 곰을 찾기 위한 추적·순찰을 병행하고 있다.
또 열화상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띄워 곰의 움직임을 쫓는가 하면, 포획트랩 3대와 동작감지 카메라 10대 등을 설치해 생포를 시도 중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특별한 정황이나 흔적을 찾진 못했다"며 "사육되던 성향이 있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곧 먹이 활동 본격화…생포 위해 자극 말아야"
곰농장은 직선거리 1㎞ 안팎에 초등학교, 오토캠핑장, 골프장 등이 위치한 데다 주택가도 인접해 있어 주민들은 행여 곰과 맞닥뜨릴까 걱정이 크다.
포획단은 탈출 초기 농장으로부터 반경 3~10㎞ 이내에 별다른 흔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3㎞ 안팎에서 수색을 집중해 왔다.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먹이 활동을 해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곰이 겁을 먹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굶주린 곰이 먹이 활동을 시작하면 추적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물보호단체 등은 당국에 굶주린 곰을 자극하지 않고 생포할 수 있도록 먹이 등으로 유인해 포획해 줄 것을 주문했다.
녹색연합 박은정 녹색생명팀장은 "이미 일부 곰이 달려들어 사살된 상태라 날씨까지 추워져 예민해진 곰이 제대로 생포될지 우려스럽다"며 "가급적이면 곰을 자극하지 않도록 유인해 사로잡을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농장에서는 2006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6차례에걸쳐 12마리의 반달가슴곰이 탈출한 전력이 있다. 올해만 두 번째다.
특히 2012년 4월에는 농장을 달아난 곰이 한 등산객의 다리를 물어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농장주는 올해 7월 곰 탈출 당시 자신의 불법도축 행위를 숨기기 위해 탈출 곰 마릿수를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로 거짓 신고한 사실 등이 드러나 구속됐다.
이후 한강유역환경청이 야생생물관리협회 용인지부에 위탁해 먹이를 주며 곰을 보호해 왔지만, 낯선 사람들의 방문 등으로 예민해진 곰들이 또 다시 탈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0월 27일자 "[영상]"사람만 보면 '으르렁'" 방치된 곰들, 이대로 괜찮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