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가야 토기가마터…1700년전 장인 손길 드러났다

1700여년이나 지났지만, 10여 차례에 걸쳐 가마 내부를 보수할 때 흙과 짚을 섞어 바른 흔적과 가야 토기 장인의 손자국흔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경남도청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의 가야 시대 토기 가마터가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된다. 주로 고분군, 성곽 등이 문화재로 지정됐지만, 가야 시대 생산 유적으로는 이번이 첫 문화재 지정이다.

경상남도는 창녕 퇴천리 토기 가마터 일원을 도 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곳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의 하나로 2018년 추진한 '고대 창녕 성곽과 토기 가마터'의 학술 조사에서 처음 알려졌다.

창녕군 창녕읍 퇴천리 일원을 발굴한 결과 길이 15.7m, 너비 2.3m, 깊이 2.3m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야시대 토기 가마터가 위용을 드러냈다. 고대 비화가야의 토기 생산과 공급을 했던 곳으로 보인다.

실제 내부에서는 큰항아리, 짧은목항아리, 화로모양그릇받침, 굽다리접시 등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의 가야토기가 다량 출토됐다.

무엇보다 재와 토기 등이 퇴적된 회구부와 열을 가하는 연소부, 토기를 쌓아 굽는 소성부, 연기가 빠져나가는 연도부 등의 가마의 보존 상태가 탁월하다.

이 중 소성부에서 확인된 두께 130㎝의 천정은 거의 완전한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보통 오랜 세월이 지나면 가마터의 천정 부분은 무너져 있기 마련이지만, 오랜 기간 두껍게 보수 작업한 덕분에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실제 1700여년이나 지났지만, 10여 차례에 걸쳐 가마 내부를 보수할 때 흙과 짚을 섞어 바른 흔적과 토기 장인의 손자국흔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처음 축조 때 연소부를 축소해 회구부로 재사용한 흔적과 회구부 내에 대칭의 기둥구멍 4개를 이용해 상부 구조물을 올린 흔적 등 고대 가마유적에서 보기 드문 양상이 확인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가야 시대 토기 가마터인 창녕 퇴천리 일원이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된다. 가야 생산 유적으로는 이번이 첫 문화재 지정이다. 경남도청 제공

이런 점을 고려해 퇴천리 토기 가마터는 가야시대 토기 가마의 구조와 운영방식, 1200도의 고온에서 최상품의 토기를 구워내던 가야의 뛰어난 생산 기술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 김수환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무덤, 성곽 유적에 편중됐던 경향을 벗어나 가야사 연구·복원의 대상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며 "향후 철기, 토기 등 생산 유적에 대한 조사 지원으로 가야문화의 다양한 모습이 보존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퇴천리 토기 가마터 주변부를 추가 발굴조사하면서 확인되 7세기 대 돌방무덤 분포지도 가마와 함께 무덤 조성 세력의 교체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이번 문화재 지정 예고에 포함됐다.

도는 30일 간의 예고 기간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 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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