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증가세가 조금 둔화되기는 했지만 가계대출 총액은 역대규모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23일 내놓은 '2021년 3분기 가계신용'에서 3분기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은 1844조 9천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다 결국은 갚아야 하는 신용판매를 합한 것으로 잔액기준으로 2003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압박에 나서면서 일반대출이 줄기는 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매매와 전세자금 수요가 여전해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모두 합해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 대출의 증가세는 사실 꺾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1년 동안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개월 사이에 최고까지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2021년 11월중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3%P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8년 8월의 2.7%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다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의 여파로 물가가 고공행진한 것이 작용했다. 이런 물가상승 심리는 한국은행으로서는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기 좋은 지표다.
해외여건도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FED 의장이 연임하면서 미국의 테이퍼링이 강해지고 금리인상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같은 금리라고 하더라도 더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는 미국시장으로 돈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미리 올려둬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적을 것이라는게 그동안 한국은행의 설명이었다.
이에따라 채권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90명이 이번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더 큰 관심은 내년 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한번 더 올릴지에 쏠리고 있다.
한번 올리고 한번 쉬고 하는 '퐁당퐁당' 방식으로 금리를 올려온 한은이 이번에 인상하고 바로 다음번 금통위에서 한번 더 올릴지 아니면 퐁당퐁당 원리에 따라 한번 쉬고갈지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