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통화에도 가라앉지 않는 펑솨이 의혹…中 들러리 선 IOC 위원장에 비난 화살

토마스 바흐, 펑솨이와 통화했지만 성폭행 의혹 등은 언급 없어
여자테니스협회 "우려를 완화하거나 해결하지 못해"
국제엠네스티 "IOC가 위험한 수역에 진입하고 있어"
대만 자유시보 "정치에 관여 않는다더니 중국 공식기관이 돼"

21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이 트위터에 펑솨이(왼쪽에서 두번째)의 모습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 의한 성적 학대 의혹을 제기한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화상통화에서 자신은 잘 있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국의 통제 속에서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는 화상통화에서 펑솨이가 처음에 제기했던 성폭행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펑솨이가 안전하다는 중국 측 메시지만 일방적으로 전달됐기 때문이다. 
 
펑솨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객관적 조사를 요구하며 세계 여론을 환기시켰던 여자테니스협회(WTA)의 대변인은 바흐 위원장의 통화는 그녀가 잘 있는지, 검열이나 강압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거나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를 하는 펑솨이. 연합뉴스
또 IOC 위원장과 펑솨이의 통화가 그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완전하고 공정하며 투명한 조사에 대한 요구를 변화시키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중국 연구원인 알칸 아카드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상통화가 펑의 건강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판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주선한 것으로 보이는 펑솨이와의 화상통화에 응한 바흐 위원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아카드 연구원은 "IOC가 위험한 수역에 진입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우리는 사람들이 들은 대로 말할 수밖에 없는 유사한 사례를 여러 번 보았다"고 중국에 들러리를 선 IOC에 쓴 소리를 날렸다.
 
스포츠에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도록 돕는 단체인 글로벌 애슬리트(Global Athlete)도 펑솨이 실종사건에 대한 IOC의 무관심한 접근 방식을 비판하면서 "성폭력과 여성 선수들의 복지에 대한 혐오스러울 정도의 무관심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IOC가 중국 당국의 악의적인 선전과 기본적인 인권과 정의에 대한 관심 부족에 한 몫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IOC가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 위험이 커지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펑솨이 사건을 미디어 연습용으로 다뤘다', 'IOC가 중국 정부의 위장 쇼에 참여하는 것을 봐야 하는 것은 창피한 일'라는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대만의 자유시보도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던 IOC가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의 영상통화 사실을 공개하면 사생활이 존중받기를 희망한다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중국의 공식기관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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