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를 대선 주자로 확정한 뒤 이제는 경선 과정에서 나뉘었던 당세를 하나로 모아내는 데 부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대 젊은층이 결과에 대한 반발로 집단 탈당까지 예고하면서 한때 후유증 조짐이 예견됐었죠.
그러다 느닷없이 등장한 게 바로 탈당, 입당자 수 관련 논란이었습니다. 당원 변동 현황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엇박자가 난 건데요. 덕분에 지도부 내에서도 현실 인식에 간극이 크다는 걸 동네방네 표출하게 됐습니다.
대체 그사이 몇 명이 나가고 얼마나 더 가입했던 걸까요. 그리고 이게 대선 판도에 어떤 신호를 나타내는 걸까요. <노컷체크>에서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탈당자 중 2030세대가 무려 70% 이상
김 최고위원은 아울러 20~30대 젊은층 탈당이 크지 않다는 걸 굳이 강조했습니다. 2030세대를 콕 집어 "2100명이 탈당하고 1700명 정도 입당했다. 400명 정도 감소가 된 것"이라고 같은 날 CBS '한판승부'에서 전했습니다.
팩트체크 들어갑니다. 탈당부터 살펴볼까요.
이 가운데 역시 20~30대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2910명 가운데 다수인 2107명(72%)이 해당 세대로 분류됐거든요. 김재원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2030 탈당자가 2100명이라고 밝힌 것도 이 자료를 토대로 했나 봅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당 883명, 서울시당 623명, 인천시당 270명으로 수도권이 대다수였습니다. 경북도당 264명, 부산시당이 187명으로 뒤를 이었지만 확실히 수도권에서 탈당 규모가 컸네요.
입당자는 세대·지역 모두 고른 분포
같은 기간 국민의힘에는 모두 6846명이 입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탈당과 비교했을 때 입당 집계는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입당자 가운데 20~30대 젊은층이 1704명, 전체의 25%에 불과했습니다. 탈당자의 70% 이상이 해당 세대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하죠.
지역별로도 경기도당 1812명 등 수도권 비중이 여전히 높았지만, 경북 1131명, 강원 638명, 충남 592명 등 다른 지역 약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렇게 입당 분포와 비교하면 탈당자 가운데 확실히 수도권 거주 2030 세대 비중이 높다는 걸 알 수 있겠네요.
선거인단과 일반당원을 같이 놓고 비교?
먼저 입당과 탈당은 절차가 다릅니다.
입당은 휴대전화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 탈당은 좀 복잡합니다. 신고서를 받아 수기로 작성한 뒤 각 시도당에 팩스나 우편으로 접수해야 합니다. 접수된 탈당계는 시도당이 내부 전산망에 입력한 뒤에야 중앙당 통계에 반영됩니다.
때문에 경선 직후 사흘, 그것도 시도당이 문을 닫았던 주말 동안 집계된 수치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무리입니다.
아울러 이 문건에서 입당은 '일반 당원', 즉 당원 전체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탈당은 직접 당비를 내고 선거인단 자격을 얻은 당원만 집계했습니다.
선거인단은 '당비 1천원 이상을 명부 작성일(9월 30일) 기준 1년 내 한 번이라도 낸 당원'을 일컫는데요. 이번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투표권을 받은 선거인단은 모두 56만 9059명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뒤늦게 입당했거나 당비를 제때 내지 않아 선거인단에 들지 못한 당원도 있겠죠. 이들 이른바 일반 당원까지 집계에 포함하면 전체 탈당자는 3511명 규모로 추산됩니다. 물론 일반당원을 기준으로 해도 입당자가 2배 가까이 많았네요.
2030 '집중 탈당'의 의미
그런데 잠깐, 경선 직후 3천명이 탈당했다는 건 어떤 신호일까요? 어렵게 모집한 당원이 1명이라도 나갔다면 당으로선 뼈아플 수밖에 없을 텐데요.일단 당내에서는 대세를 위협할 만한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당의 한 관계자는 "57만 전체 당원 중 2%, 즉 1만명 정도 움직였다면 통계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 이하라면 그렇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경선 직후 '탈당 러시'는 지난 두 차례 대선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 후유증은 피할 수 없고 애초 예견됐던 일이라고, 선거를 여러 차례 겪었던 야권 인사들은 해석합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20~30대가 대거 이탈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런 '엑소더스'가 특정 세대를 중심으로 벌어진 사례를 과거에는 찾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이번 대선의 '스윙보터'로 꼽히는 만큼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 대목을 제대로 꿰뚫지 못한다면 정권을 차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