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7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5일(현지시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고용 지표의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과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와 3분기 기업 실적이 모두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에 비해 약 53만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레저와 관광·교육서비스·제조업 등 다수 분야에서 고용 지표가 증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실업률도 전월대비 0.2%p 하락한 4.6%를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역시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으며 미국 증시 고공 행진에 영향을 줬다.
국내 증시가 이처럼 미국 증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며 맥을 못 추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높은 중국 의존도와 공급망 병목 현상에 취약한 구조 등을 꼽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 아시아 지역 산업 구조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병목 현상 장기화에 취약하다"며 "특히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심화도 코스피와 신흥국 아시아 증시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수급과 내년 통화정책 방향, 기업 실적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승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시장은 5일까지 7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 중이나 국내 주식 시장은 지난 7월 6일 기록한 3,305 대비 10.2% 하락한 상태"라며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수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형 기업공개(IPO)가 주식 시장에 부담"이라며 "올해 들어 지수가 3.3% 오르는 동안 시총은 10.9%나 증가했는데 시총이 큰 종목들 IPO가 이뤄진 탓"이라고 강조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가 여전히 대기 중"이라며 "수급 부담은 국내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디커플링이 차차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글로벌 금리 하락은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재유입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며 "지속된 외환, 주식시장 동반 약세로 코스피 상대 가격 매력이 높아졌고 제조업에 부담을 줬던 글로벌 병목 현상이 완화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전망 불안이 정점을 형성할 수 있는 향후 한 달 가량이 신흥국 주식시장과 코스피 추이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