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40만 4천명分, 이달 중 계약 확정

"머크·화이자·로슈社 협의 중"…9~10월 27만 명分 계약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중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40만 4천명분의 선(先)구매 계약을 확정할 계획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with) 코로나) 1단계 시행으로 재택치료가 확대되면서, 초기에 중증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 "정부는 (미계약 분량인) 13만 4천명분에 대해 해외 치료제 개발회사인 머크앤컴퍼니(MSD)·화이자·로슈 등 3사를 대상으로 선구매를 협의 중"이라며 "국내·외 치료제 개발상황을 고려해 구매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일상회복 전환을 앞두고 글로벌 제약사 3곳으로부터 총 40만 4천명분의 경구용 치료제를 선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가장 처음으로 지난 9월 머크 사와 총 20만명분의 사전 구매계약을 맺었고, 지난달 화이자 사와도 7만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체결했다. 
 
경구용 치료제는 가급적 시설 격리를 최소화하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방향성으로 인해 필요성이 더 커졌다. 현재 정부는 입원요인이 없고 자택 격리가 가능한 '만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환자'에 한해 본인이 희망할 경우 재택치료로 배정하고 있다.
 
먹는 치료제는 구체적으로 기저질환 보유자나 고령층 등 중증화 확률이 높은 코로나19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처방될 전망이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감염 초기에 임상증상 악화를 막고 확진자를 최대한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머크 사의 '몰누피라비르'는 증상 발현 닷새 안에 투여할 경우 입원 및 사망 확률이 약 5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에서 개발한 알약 형태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는 증상이 나타나고 사흘 내 투여했을 때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내 복용 시엔 85%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 4일 몰누피라비르를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다만, 사용 환자가 18세 이상 성인이어야 하고, 당뇨·심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최소 한 가지 이상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정부가 계약하는 경구용 치료제 물량은 내년 1분기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당국은 국내 기업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의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 시 구매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말 "국내 제약사에서도 9개 기업에서 경구용 치료제의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진행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국내 개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애로사항에 대한 해결과 임상·생산 등 개별적인 전(全) 단계에 걸쳐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는 약품에 대해서는 구매와 사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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