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단국대 서민 교수의 유튜브 콘텐츠의 '홍어준표' 썸네일과 관련해 유승민 전 의원이 호남 비하라는 비판을 가하면서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어 또 다른 악재를 맞은 모습이다. 이처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정적 소재로 재차 소환되고 있다. 반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긍정적 소재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 시절에도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은 거론된 바 있다. 이번 본경선은 '당원 50%‧일반여론 50%'가 적용되면서 당원 표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각 후보들 또한 전직 대통령들 관련 평가를 사전에 대비했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달 22일 TV토론에서 "우리나라 대통령 중 과학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박 전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내세우고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고 했고, 함께 토론을 하던 원희룡 후보도 "기본적인 식견과 함께 용인술에서 전설이었다"고 했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 9월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당시 "이 나라를 오랜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킨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전 전 대통령이었다. 국민의힘 입당 전까지 중도 확장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았던 윤 후보가 '전두환' 옹호성 발언을 하면서 불이 붙은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구 당협 방문에서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논란 직후 경쟁주자들은 물론 여론의 쏟아지는 비판에 불구하고 윤 후보는 발언 취지를 언론 등이 왜곡하고 있다고 버티다가 이틀 후에야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뒤늦은 사과에 여진은 지속됐다. 윤 후보의 사과에 직후 '개 사과' 사진 논란이 일면서 사태가 더 커졌다.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 사죄 차원에서 지난 2일 광주 방문을 검토했다가 오는 5일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 이후 방문하기로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두 사람 모두 독재를 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같은 독재라도 박정희와 전두환에 대한 평가는 좀 다르다"며 "박 전 대통령이 나름 부국강병을 위한 마음으로 뿌린 경부고속도로와 포스코 등 씨앗들이 후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사실 자신이 정권을 잡기 위해 미국 수뇌부와 타협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상 '박정희 후광'을 기반으로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한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사태로 물러났지만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강성 보수층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의원은 "탄핵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 후보조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송구했다는 등 표현을 쓰면서 보수표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영남권에서 박정희와 박근혜에 대한 표심은 있어도 전두환에 의해 좌우될 만한 지지 세력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