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가계부채 관리 TF'를 발족하고 10·26 가계부채 대책의 이행 방안 마련 등에 착수했다. 이날 논의에는 전세대출의 분할 상환 유도 및 인센티브 방안 마련이 포함됐다.
앞서 정부는 10·26 대책에서 전세대출 분할상환 우수 금융회사에 정책모기지 배정을 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수 금융회사의 기준과 우대 방법 등을 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2년동안 원금의 5% 이상만 분할 상환하면 해당 전세대출 잔액을 분할 상환 대출로 인정한다. 전세대출 2억 원을 빌린다면 2년간 1000만 원을 갚으면 1억 9000만 원에 대해 은행의 분할상환 대출 실적으로 잡아주는 것이다.
5대 주요시중은행 중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최소 전세대출의 5% 이상을 분할상환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최소 기준 없이 차주가 원하는 만큼 부분 분할 상환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전세대출 5% 분할상환은 거치식 전세대출보다 다달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2억 원의 5%인 1000만 원을 2년동안 원금 분할상환하면 매당 41만 7000원을 갚아야 한다. 여기에 3% 정도의 이자까지 더해지면 부담이 적지 않다. 다만,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도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재 전세대출 분할상환 비중은 2~3%수준이다. 전세대출의 경우 서민들의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체감되는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그럼에도 전세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의 절반을 차지하는만큼 전세대출 분할상환은 꼭 필요한 방침이란 입장이다.
앞서 10.26 대책에서 당국은 분할상환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세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주담대 분할상환 비중은 52.6%로 분할상환 대출이 관행으로 정착된 영국(92.1%) 독일(89%), 캐나다(89.1%), 네덜란드(81.3%), 벨기에(93.6%)보다 낮다.